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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정선에 한 번 가야 할 텐데

by Aphraates 2024. 5. 17.

지지난주에는 고향 소개를 하는 TV 프로에서 탤런트 황범식 씨가 출연했다.

내 고향은 정선이래요하는 강원도 사투리를 써가면서 정선 아라리를 비롯한 명소와 취 떡 등 토속 별미를 소개했다.

끝까지 봤다.

정선은 좋아하는 곳 중의 한 곳이다.

상상하는 이미지도 좋고, 실제로 몇 번 가본 바도 그렇다.

산수풍경이 좋고 인심이 넉넉하다.

뭔가 순박한 것이 많은 것 같은 기대감도 크다.

정선은 인연이 깊은 강() 작가님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금은 문단 활동을 안 하여 좀 소원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애틋함이 더해지면서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호감의 그곳이 오욕의 아픔을 겪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정선에 한 번 가야 할 텐데하고 말끝을 흐리며 그곳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듣고 있던 한 동료가 왜 한 번 당기시게요.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하면서 웃었다.

정선 카지노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로 곡해한 것이었다.

그런 게 아니라며 지나치는 말로 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로 거기에는 관심이 없고 뭔가 끌리는 것이 많은 정선이라서 가끔 들린다하고 외쳤다.

그리고 기왕 한 번 땅기려면 휘황찬란한 라스베이거스 같은 곳에 가야한다면서 오명과 오점의 정선은 아니라 말하고 싶었다.

좀비 같은 파산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이미 사라진 전당포가 되살아나 성엉중이라는 번창 속의 폐허를 보고 싶진 않다.

 

로또에 거는 인생 한 방불황에 웃는 사행산업라는 기사가 실렸다.

정선을 소환하고, 라스베이거스를 되돌아보게 한다.

카지노도 오락과 재미로 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하나 한 방의 블루스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행운을 기대하는 것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그냥 한 번 해보는 일과성이 아니고 해도 해도 성에 안 차는 집착성이라면 문제다.

가끔 하던 카드나 화투도 개인적으로는 완전 사양 산업이 되었다.

한번 가보고 싶긴 하지만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는 아닌 라스베이거스 같은 환락 도시도 잊은 지 오래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독버섯처럼 붙어있다니 거기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안 사는 것은 확률 제로이지만 사는 것은 그래도 희박하나마 확률이 있다며 복권을 사는 무모함도 피해 갔으면 한다.

인간 저변에 깔려있다는 사행 심리는 발동 자체를 아예 잠재웠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라스베이거스는 잘 있는지 모르겠다.

환상이 아니라 과거는 아름답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30여 년 전에 샌프란시스코에 연수 출장 갔다가 라스베이거스의 MGM 호텔 카지노에 들러 한 번 땅기던 민(), (), () 여행 동지들은 다들 불 공장 고위직까지 올랐다가 퇴직하셨는데 어디서 뭣들 하고 계시는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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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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