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몇 살부터 고령자(aged, 高齡者)인가.

민감한 문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기준이 각기 틀리다.

이럴 때는 법 조문을 봐야 한다.

 

다음백과 사전에 이렇게 기술돼 있다.

 

고령자.

고용촉진의 목적으로 현행법령상 인구 · 취업자의 구성 등을 고려한 55세 이상인자.

1. [고용촉진법]

고령자 55세 이상, 준 고령자 50세 이상 55세 미만인 자.

2. [국민연금법]

노령연금 급여대상자로서 노인은 60세부터.

3. [노인복지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노인은 65세 이상인 자.

 

법으로 보면 이렇다.

50세 이상부터 노령자 반열에 든다.

일반회사에서 명예퇴직 대상이 되는 그 나이다.

65세 이상부터는 완전 상노인 축에 든다.

국가에서 주는 연금으로 연명하는 보호대상자다.

 

누가 그렇게 구분했을까.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엘리트들이 했을 것이다.

참 안타깝다.

헛웃음이 나온다.

60세 정년은 너무 이르다며 높이려고 하는 판인데 그런 고령자 구분은 현실과는 괴리감이 크다.

특히 백세 인생이라는 말이 통하는 장수(長壽)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그 반밖에 안 되는 50대부터 노인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은 영 어색하다.

당사자들이 어이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머리 허연 노인들이 통로에 서 있는데 노약자 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자는 척하는 검은 머리 세대들이 봐도 이거는 안 맞는 것이다.

 

“고령자 발 한번 삐끗하면 산업재해… 채용 계획 없습니다” 라는 기사가 서글프다.

현장에서 몸소 겪어본 바가 그렇다.

나이 들면서 심신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이 적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동등하게 일하는 것은 무리다.

무리하게 일을 하며 목표를 달성시키고자 하면 탈이 나게 돼 있다.

그렇다면 임금이나 작업 조건들을 고려하여 고령자들이 능력껏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 먼저다.

30대나 60대나 동등한 일을 시켜 놓고 능률이 떨어지니, 사고가 발생하느니, 돈이 많이 들어가니 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이런 문제점이 지적될 수도 있다.

극소수이긴 하나 심신(心身)이 강한 저령자들이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산업재해 파파라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고령자들이라면 툴툴 털고 평상시처럼 일 할 미미한 건인데도 두 말 할 것 없이 병원으로 달려가 입원하고 산재를 신청하며 무지금 푹 쉬는 것이다.

여러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나이든 근로자들은 산업재해가 높아 채용을 기피한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모양새다.

 

한쪽만 두둔하는 일방통행은 독선이다.

주홍글씨룰 이마빡에 붙이는 편견은 무섭다.

노인 폄하는 도덕이지 못하다.

더군다나 노인 채용 기피를 주장하는 측이 고령자 그룹에 드는 경영주라는 것이, 옛날식으로 웬만한 부상이나 불찰은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문제 삼지 않는 고령자들이라는 것을 도외시하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미당 선생이 고령자 그룹에 속하는 관리자라고 해서 고령자 측을 변호하는 측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 능력이 떨어지고 사고를 일으킨다며 일선에서 배제시킨다면 낮은 임금으로 궂은일을 하는 고령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그런 일은 누가 대신할 것인지 방향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발생하는 문제만 늘어놓고 대책은 소홀하다면 해결자의 태도가 아니다.

국가 사회적인 산업재해를 줄이고자 중대재해법 같은 법을 만들어 시행중이다.

근로자나 경영자나 법 취지에 맞는 전향적인 접근과 변신이 필요하다.

그에 걸맞게 개선하지 못하고, 문제가 있는 법이라면 알맞게 개정하고 해야지 법 타령만 하는 것은 미래와 발전을 향해 나가는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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