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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조금만 일찍, 조금만 늦게

by Aphraates 2024. 5. 22.

옛날 사고방식이자 행동양식이긴 하나 지금도 유효할 것이다.

조금만 일찍 출근하여 사무실 문을 열어 환기하면 기분이 상큼하다.

조금만 늦게 퇴근하여 사무실 문단속을 하면 맘이 편하다.

누군가한테 보이기 위한 것이라던가 자기 집 자기가 가지런히 해야지 이게 뭐냐고 화를 낸다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간이 되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면 더불어 사는 세상에 참 본받을 만한 일일 것이다.

 

요즈음 6시면 대낮이다.

너무 일찍 나가면 집에서 싫어할 것이고, 너무 일찍 들어오면 정문에서 눈치 할 테니 6시 반에 사무실에 나온다.

나이 들어 잠이 없어 그런 것이 아니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밀려서 그런 것도 아니고,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다.

 

습관이다.

잘 든 습관인지, 못된 습관인지 모르겠다.

남들이 보면 참 별쭝맞을지도 모르겠다.

상황 가릴 거 없다.

눈치 볼 거 없다.

남들한테 피해주는 것이 아니니 부담 없이 그리하고 있다.

학창 시절에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았으나 군대에서부터 시작하고 지금까지 이어온 조직 생활에서 그런 기조를 죽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는 게 쉽고 편하다.

어렵고 불편하면 벌써 끝났을 텐데 여전히 그러고 있다.

 

 

지리산 자락으로 밝은 햇살이 비치고 이름 모를 새가 재잘거리는 현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차 한 대가 달랑 주차돼 있었다.

이슬이 내려있는 것이 아마도 어제저녁 퇴근길에 안 갖고 나간 것 같다.

감리단 1 사무실에 들어와 컴퓨터 전원을 넣고 출입문 두 개와 창문 네 개를 활짝 열어젖혔다.

퀴퀴한 냄새가 쭉쭉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감리단 2 사무실도 그렇게 하고는 그 옆에 있는 회의실도 그렇게 하고는 수북한 쓰레기통을 비워 비닐봉지로 미시 꾸리 해놨다.

1 사무실로 돌아와 근무 현황판과 출근부를 정리하고는 피시를 열어 메일과 자료를 정리하면서 어제 일과 오늘 일과 내일 일을 스크린했다.

 

그러면 TBM으로 시작하는 일과 개시 8시까지 1시간 정도는 후리(Free).

오후 퇴근 시간은 형태가 좀 다르다.

시간 기점이 5시이니 업무종료 후의 뒷마무리는 그 뒤에 진행이 된다.

그리고 퇴근은 나홀로가 많으나 현장 분들이나 손님들하고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저녁 행사와 소맥 폭탄 작전이 가끔 벌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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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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