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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4. 8. 17.

족족이다.

()도 많다.

()도 가지가지다.

초라한 퀵 서비스로 시작하여 화려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승승장구하는 배달의 민족이 있는가 하면 식민사관에 저항하는 민족사관도 있다.

한민족은 유모와 식모를 구할 길이 없어 애타는데 동남아 이민족은 파란 눈이나 검은 피부를 가릴 거 없이 후한 대접에 만면의 미소를 띠며 가사도우미로 입국한다.

 

다방에서 카페로 급선회하고 있다.

변화무쌍하다.

지금 족()이 좋은가, 안 좋은가.

동전의 양면이자 야누스의 두 얼굴이다.

왁작 지껄한 시장에서 레시버를 끼고 하는 공부가 잘 된다는 사람이 있으면 인적 없는 적막한 절간에서 참선하듯이 해야 공부가 잘 된다는 사람도 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다소곳이 문 쪽을 바라보다가 기다리던 사람이 오면 식은 커피 마실 새도 없이 나가는 수줍은 색시가 있는가 하면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하루 종일 앉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켜놓고 뭔가에 연공하는 사람도 있다.

 

한 때는 캥거루족이 유행이었다.

이젠 카공족이 선방한단다.

그들을 배척할 수가 없다.

그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세상이 그리 만들었다.

어미 캥거루가 새끼 캥거루를 껴안고, 카페 주인이 카페 손님을 맞아들여야 한다.

안 그러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등장하여 논쟁의 불씨가 될 것이다.

소란피워봐야 득 될 거 없다.

내 팔자리니 하고 여겨야 한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처럼 조용조용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언론에서 얘기하지 않아도 자주 보는 카공족이다.

보이는 것을 안 보인다 할 수 없듯이 현실이 그런 걸 부정할 수가 없다.

캥거루족이 그러하듯이 카공족도 시대적인 산물이 아닌가 한다.

 

바쁜 중에도 여유를 찾는다

잠시 동안이겠지만 동네를 자주 돌아본다.

식당, 가게, 사무실, 복덕방, 빈 방, 업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재밌다.

누구인지 모르고, 뭐 하는 지도 모른다.

그냥 보이는 모습이다.

궁금하지 않다.

그들한테 어떤 부담이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미당 선생과 가게가 조합되는 그림은 평범한 거리의 풍경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있다는 카페는 별로 볼거리가 없다.

커피 마니아인지 혼자 앉아서 커피 잔을 기울이는 모습, 뜻을 같이하는 동족인지 손짓발짓 다 하며 깔깔거리거나 너털웃음 짓는 모습, 구석진 곳에 앉아 누가 오는 가는지 신경 쓸 거 없이 뭔가 매진하는 카공족 정도가 눈에 띤다.

카페 때문에 쾌적한 집이 속상하고, 아늑한 도서관이 서운하고, 은은한 학교가 안타까울 것 같기도 한데 그게 흐름이라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열악한 장소를 피해 카페로 피신하여 정말로 공부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처량한 신세라서 가벼운 호주머니 털어 그냥 한 번 공부하는 척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썩 아름답거나 고상해 보이진 않는다.

 

https://youtu.be/c9oZQMB2j14?si=0_PV8Jenn4SSNK7R

커피 한 잔 - 펄씨스터즈 (Pearl Sisters) / (1968) (가사),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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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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