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왔구나.
또 오셨군요 하는 인사라면 좋으련만 그렇질 못하다.
유감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현재와 미래가 실종되어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도, 안보와 광복을 중히 여기면서도 실제가 뭔지 모르고 개념 없이 논하는 것도, 다 옳다 치더라도 제발 사람답게 좀 살자고 하소연하는 것도 지쳤지만 1976.8.18.은 그대로 얼룩져 있다.
김 병장은 묻는다.
신구 씨가 네들이 게 맛을 아느냐고 하는 것처럼 한 수 아래로 보면서 국가와 민족을 거론하는 네들이 그 때 그 시절을 아느냐고 묻는다.
답이 시원치 않을 것이다.
그 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DMZ 안 132 종달새 GP에서 완전군장하고 대기하며 전역 명령이고 뭐고 이제 우리들 집에 가기는 다 틀렸다면서 수군거리고 불안해 하다가 초전박살을 외치던 상황을 간접 체험으로라도 하기 힘들 것이다.
인정을 한다.
총칼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군인이고 전쟁이 아니라 사농공상(士農工商) 개개인이 다 나서는 백성이고 총칼 없는 전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하는 전쟁이라면 명예롭고 정의로운 승전보를 울려야 제 격일 텐데 패전보만큼이나 초라한 승전보라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니라는 넋두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쥐뿔도 없고, 개뿔도 모르는 것들이......,
혼자서 그런 말을 중얼거리면 누워서 침 뱉기이지만 긴 한숨으로 지금을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고역이다.
8.18.
너, 또 왔구나.
반갑진 않다.
기억도 가물가물해진다.
그래도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안 맞이할 수가 없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도 곧 수그러들 텐데 너도 좀 달라지자.
어차피 그리 와야 하는 길이라면 내년에는 좀 새로운 모습으로 오려무나.
환골탈태나 상전벽해까지는 안 바란다.
하지만 뭔가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모하는 맛이 있어야지 반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게 온다면 누가 반기겠느냐.
얘야, 부탁 좀 하자.
여태까지는 언급을 회피하며 뜨거운 감자가 차가운 감자로 되어 그저 그랬지만 내년에는 좀 핫(Hot, 뜨겁다)하게, 그게 어려우면 소프트(Soft, 부드럽다)하게라도 와 주려무나.
https://youtu.be/OtZqTjwMUsA?si=tpU9gE7s4KDOm79a
회양목 앙상한 가지에 겨울 바람이 차고 별이 유난히도 맑은 밤이면 친구가 그리워서 어제 밤 꿈속에 우리들은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눈에 익은 캠퍼스에 모여 앉아서 양희은의 노래를 불렀다 이제 꽃이 피면 난 떠날 테지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이제 꽃이 피면 난 돌아갈 테지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눈에 덮힌 이 계곡의 GOP엔 내년 겨울 눈은 오겠지 또 누군가 뜨거운 가슴을 안고 북을 향해 서 있겠지 이제 꽃이 피면 난 떠날 테지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이제 꽃이 피면 난 돌아갈 테지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눈에 덮힌 이 계곡의 GOP엔 내년 겨울 눈은 오겠지 또 누군가 뜨거운 가슴을 안고 북을 향해 서 있겠지 또 누군가 뜨거운 가슴을 안고 북을 향해 서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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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