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했다.
여측이심(如廁二心) 즉, 화장실 갈 때와 올 때의 마음이 틀려서는 안 된다는 속담도 있다.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는 과두지사(蝌蚪之事)라는 사자성어도 있다.
무릇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수준이 아닐지라도 은혜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천벌을 받는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 이상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사상, 이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일지라도 그를 앞서지는 못 한다.
사람이라면 가장 기초적으로 갖고 있어야 할 인본(人本)을 말하고 있다.
그를 잊고 산다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금수나 다를 바 없다.
<OOO "80%는 본국 송금하는 외국인노동자, 임금 차등지급해야"> 라는 기사가 맘을 무겁게 한다.
특히 그 분은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그래서는 안 된다.
뭣이 그렇게 사람을 표독하게 만드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가사 도우미 돈 이야기다.
깃발을 들고 단체 입국하는 그들에 대해 일간에서 꾸준히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봐 특정 세력의 편견은 아닌듯하다.
알 권리라는 생각으로 일단은 샅샅이 폭로하고 보는 급진적인 속성을 지닌 진영에서 그런다 해도 가문과 체면을 소중히 여기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량이 근본이어야 할 진영에서 말려야 하는데 오히려 더 하는 모양새다.
한 손에는 칼을 들고 한 손으로는 악수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래선 안 된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싶다.
초근목피를 피하여 하와이와 미국으로 이민가거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하여 상상도 못 할 고생을 한 우리 동포를 되돌아보자.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하여 전쟁터나 막노동판으로 강제 동원하거나 끌고 간 학도병과 위안부와 강제징용자등 일제 시대의 찬탈과 수난을 상기해보자.
웬만한 시골에서는 보기도 힘든 대학을 나온 건장한 남녀 엘리트들이 자국민 하층 계급에서도 기피하는 광부와 간호사로 돈벌이 나간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측면과 함께 국가 경제 부흥을 위하여 한 목숨 초개와 같이 버린 월남 파병 전사들을 또, 숨도 쉬기 힘든 열사의 중동 사막으로 500달러라는 고 수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하고 웃으며 일터로 향하던 중동 근로자들을 다른 국위선양자들 못지안았다고 말해보자.
특정인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탄식이다.
피치 못해 따라갈 순 있어도 깃발 들고 앞장서서 구호를 외칠 순 없다.
쓰라린 고통과 속박과 피해를 직접 안 당해봤을지라도 역지사지는 할 줄 알아야 한다.
돈을 벌게 해준다고 했다.
암흑속의 광명과도 같았다.
앞뒤 가리 거 없었다.
주렁주렁 달린 가족 새끼들을 위하여 목숨 걸고 험한 세상에 뛰어 들었다.
그런데 꿈은 사라지고였다.
죽도록 일을 시키더니 막상 끝나고 나니 그 동안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 준 값을 물어내라고 했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고,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순박한 사람들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훤히 들여다보면 교묘하게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여 안 준다는데 방법이 없었다.
피골이 상접한 초라한 모습으로 해 저문 고국과 고향 길에 나서는 것은 인간비애를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허하지 않는 궤멸 상태가 아닐 수가 없었다.
기해자나 피해자나 사람도 아니다.
사람이 아니니 총칼을 두려워하지 않고 맨손으로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원수라도 갚고 한풀이라도 하듯이 비참하게 당한 자신들이 더 불쌍한 사람들한테 그를 되돌려준다는 것은 세상 말세에 인간 말종이다.
사람을 짐승으로 만드는 그런 사람들은 짐승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는 것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1990년대 초가 떠오른다.
반월공단(안산) 중소기업에 기술지도 차 다닐 때다.
누구 한 사람 외부인만 와도 몸을 숨기고 일하는 작은 체구 또는 거구의 검은 피부인 동남아와 인근 지역 불법 체류 노동자를 종종 봤다.
회사 분들은 행여 법적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그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쉬쉬했다.
보기 안타까워서 내 소관도 아니고, 내가 그럴 순 없으니 조금도 신경 쓰지 말라고 이르곤 했다.
그제야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이야기를 했는데 듣는 자신이 슬프고 화가 났다.
불법 체류라는 약점을 이용하여 임금을 팍 깎아서 주거나 최소한으로 대우해주고 혹사시키면서도 그래도 그 사람들 국가보다는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개돼지 취급하는 악덕 기업주들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는 부상을 당해도 산재는 고사하고 건강 보험도 안 되기기 때문에 자가 치료하는 식으로 하면서 웬만큼 아파서는 일당을 채우기 위하여 일을 강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욕이 나왔다.
그렇게 돈 벌어서 얼마나 잘 먹고 잘 살려고 그러는가, 그들은 가족도 피도 눈물도 없는가, 준법정신을 강조하는 신사숙녀 여러분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가......, 그런데 미당 선생은 그런 참상을 보거나 알면서 뭘 하셨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런 얘는 이제 그만 합시다” 하고 뭐 빠지게 도망갈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니 그 또한 슬프고도 슬픈 현실이다.
한 세기라는 3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인데 아직도 유효한 이야기다.
그러니 “잃어버린 30년”은 설(薛) 가수에게나 이북 실향민에게나 미당 선생에게나 악몽이 아닐 수가 없다.
또한 “기러기 아빠”는 이(李) 가수나 윤(尹) 박사 아우님만의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도 남겨져 진행중인 우리 모두의 아픔이 아닌가 한다.
박을 깨지 마라.
대박 쪽박 가릴 거 없다.
내 박이든 네 박이든 깨지면 붙여 쓰기 어렵다.
박도 산산조각 나고 그 이름들도 산산조각 나 더 이상 박이라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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