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라고 한다.
한 푼이 아쉬운 데 돈 들여서 보약 먹을 거 없단다.
잘 먹고, 잘 O고, 잘 자면 그게 바로 건강한 것이란다.
그리고 복 받은 것이란다.
미당 선생, 딱도 하시오.
그걸 누가 몰라서 못 한답디까.
잘 먹지 못 하고, 잘 O지 못하고, 잘 자지 못 하니까 문제인 것이지요.
잘 아실 것입니다.
다만 그런 걸 절박하게 경험하지 못 했기 때문에 이론적이고 이상적으로 쉽게 말씀하시는 것이라 여기고 넘어가겠습니다.
근로기준법상 하루 일하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중간 중간 휴게시간을 포함하여 9시간이다.
하루 8시간 일한다고 보면 된다.
9시에 출근해서 9시간 일하고 18시에 퇴근하는 법정 근로시간이다.
물론 특례도 있다.
교대근무나 잔업등 유연과 연장근무를 하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
하나 그는 이례적인 것이다.
불가피한 그런 직종에서는 예외로 두고 다른 방법으로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퇴근은 애증이 교차한다.
출근은 괴롭고, 퇴근은 즐겁다.
쉴 새 없이 움직일 때는 피곤하고, 고봉 점심 밥 한 그릇 때리고 책상에 엎드리거나 의자에 기대어 자는 몇 십 분의 잠은 피로를 풀어준다.
말 그래도 꿀잠이다.
YB 때는 점심시간 1시간을 알뜰살뜰히 유용하게 보냈다.
12시 전에 문을 여는 식당으로 간다.
선점한 사람들 뒤에 줄 서서 기다려 식사를 일찍 하곤 자유시간을 가졌다.
소등한 사무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조경이 잘 된 구내나 인근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족구나 탁구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며 몸을 풀어주기도 했다.
OB 때는 안 그렇다.
모든 조건이 열악하다.
퇴직 후에 현직에서와 같이 비슷한 일을 하는데도 여유가 없다.
구내식당이 없어 점심밥 찾아 삼만 리 하다보면 시부정치 않게 먹게 되고,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한다.
점심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공사 서류를 검토해야 한다거나 TBM을 한다거나 하면서 현장 작업하시는 분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꿀잠은 고사하고 담배 연기 한 모금이나 쓴 커피 한잔 나누지 못 할 때가 허다하다.
남원 오가면서 지나치는 논산 훈련소에서처럼 “배식 완료! 지금부터 식사개시! 식사시간은 5분, 실시!” 라는 프레임이라면 적어도 한 30분은 잠꼬대하면서 졸 수 있을 텐데 불가능하다.
지금 그랬다가는 누가 잡아가는지 모르게 끌어갈 것이다.
세상 흐름이 그런데 과거 회귀하는 사람도 있는가보다.
<"10분 만에 먹고 책상으로…점심시간은 '쉬는 시간' 아닌가요?[직장인 환생]> 이라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미당 선생 세대 같으면 그 시간이면 밥 두 그릇 뚱땅 해치울 텐데 지금 사람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너무 급하게 먹다가 체해 의무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전화하여 솥뚜껑만한 피자 한 판과 대병 콜라 한 병이면 쑥 내려갈 거 같다면서 엄살을 부릴 것이다.
유교경전을 빌리자면.
오복[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 귀(貴)와 자손중다(子孫衆多)]에 잠과 치아를 넣으면 칠복인가 라고 했는데......,
육극[(흉단절(凶短折), 질(疾), 우(憂), 빈(貧), 악(惡), 약(弱))이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라 여기는 게 속 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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