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가정용 전기요금 폭탄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역대급 무더위와 싸우느라 냉방기를 팡팡 틀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 사용량 추이를 분석해보면 그런 결론이 나온다는데 설득력이 충분하다.
전기 전문가이자 계통 안정화 설비인 대형 ESS(전기저장장치) 공사를 끝내고 온 실무자로서 간단하게 생각해봐도 어지간한 집들 한여름 전기 사용과 그 요금이 대단할 거 같다.
여기 이 사람, 보통 사람도 각오하고 있다.
평상시보다 몇 배 이상 나와도 이의제기를 안 할 것이다.
올여름 타이밍이 불리했다.
에어컨을 켤 때 남원에 계속 있었으면 효율이 좋은 인버터형 소형 에어컨이라서 제아무리 많이 썼어도 십만 원 이하의 전기요금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에 있기 시작한 대전 향촌 집은 사정이 다르다.
우선 거주 면적이 1.5룸인 남원과는 차이가 크다.
가동할 때마다 대포 쏘는 소리가 나고, 자동 운전이 잘 안되는 30년이 된 구닥다리 에어컨도 만만찮다.
향촌 집 전기 사용량이 상당했을 것이다.
누진제 상한선을 넘어 기십만 원 전기요금 부과가 예상된다.
걱정할 일이 아니다.
썼으니 내면 된다.
뱃속 편한 정림동 사비나 님 말씀이 떠오른다.
여름 냉방 전기요금 때문에 벌벌 할 게 아니라 겨울 온방했다 치면 된다.
많이 써도 문제없을 것 같은 집에서 전기요금 걱정을 하는 것은 안 어울린다는 핀잔의 말씀이다.
시원하고 편하게 지낸 만큼 전기요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수익자 부담 원칙의 시장경제 논리에도 적합하다.
그러니 다른 이유를 들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체통을 지켜야 하는 충청도 양반으로서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더워 죽겠다, 틀자” 대폭염 시대, 역대급 전기요금 우려> 라는 기사에 콜이다.
여기 향촌댁도 다음 달에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올 것이다.
폭탄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
많이 썼다.
아까우면 다음부터 좀 덜 쓰면 된다.
뚱딴지같은 짓 하지 말아야 한다.
전력량계가 이상하다면서 투덜거리거나, 한전에 전화하여 이렇게 많은 전기요금이 말이 되느냐며 항의하거나, 농사가 안돼도 장사가 안돼도 국가에서 보전해주는데 가사(家事)가 위태로우니 전기요금 보조를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구청에 읍소한다거나, 전기 요금 체계가 잘못됐다거나, 지구 환경 변화 때문에 이런 무더위가 이제 시작이라니 앞으로 어찌 사느냐며 탄식하거나, 고집부리지 말고 내년에는 성능 좋은 에어컨으로 바꾸자고 한다거나, 날씨가 계속 이럴 거면 가까운 갤러리아 백화점이나 이 마트로 피서를 가야겠다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거나,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 이민을 가야겠다고 한다거나......, 그렇게 해봤자 뭐 이런 몰상식한 사람이 다 있느냐며 핀잔만 들을 것이 뻔하니 잠자코 내라는 대로 내고 “영구 없다”모드로 전환해야 평안할 것이다.
단념해야 한다.
더위 못 참는 이 사람이 죄인이라고 보속해야 한다.
눈이 피곤할지라도 아파트 관리비에 묶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눈여겨보는 것으로 갈무리해야 한다.
쓰린 속 긁어봐야 속만 더 상한다는 이치는 여기서도 예외는 없을 것이다.
소맥 폭탄 환영하듯이 “오나라 오나라” 할 순 없지만 터지겠다는 전기요금 폭탄 피하듯이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할 것도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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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