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던 소작농에게는 천수답도 감지덕지였다.
농사가 잘 되고 안 되고는 하늘의 뜻에 달려있지만 어떻게든 잘 다루어 다만 벼나 보리 몇 섬이라도 수확할 요량으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보릿고개가 연례행사였던 근근한 시절 가난한 농부의 심정과 농사짓기였다.
지금은 거져 줘도 그런 논밭에서 농사를 안 짓는다.
천수답이 거의 없다시피 농지 정리가 잘 돼 있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농사를 조금 지었다가는 비료와 농약값 빼고 나면 보조금을 더한다 해도 땀 흘려 일한 품삯도 안 나오기 때문이다.
쌀 한 가마 값 20만원이 언제 적 이야기인데 지금도 그 가격이냐며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어려운 판국에 천수답을 공들여 가꾸고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외쳐봐야 떨어지는 것 없이 깃발만 허무하게 나부끼고 있다.
쌀 한 톨이라도 더 건지려고 애쓰는 농부도, 쌀 한 말 가지면 1년 먹고 남는 소비자도, 양측의 불만을 달래며 농업 진흥책을 쓰는 정부도 무대책이 대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워 먼 하늘만 바라보는 형편이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천수답(天水畓)이라는 말이 경제 용어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이 그리 지었는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천수답 재정이란 말이 그럴 듯하다.
<文정부 400조, 尹정부 3년 200조… 나랏빚 끝없이 불어나> 라는 우리나라 재정 분석 기사에서 나온 말이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 어떤지 감이 안 잡힌다.
마른걸레도 쥐어짜야 하나.
물 쓰듯이 펑펑 써도 괜찮은가.
생각하고 행동하기 나름일 것이다.
아마도 그 중간에 있는 것이 어제의, 오늘의, 내일의 살림살이가 아닐까 한다.
그러니 재정은 운용하기에 따라 흑자도 되고, 적자도 되고, 본전도 된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배부르게 먹고 니나노 찾을 때가 있으면 허리띠 졸라매고 곡소리 나는 때가 있듯이 그게 맞물려 돌아가 결국은 제로섬(zero-sum, 무일푼, 똔또이) 되는 것은 살림살이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는 승진(昇進)자축과 장도(壯途)격려의 약식 소맥폭탄 작전이 있었다.
오늘은 새벽 첫 지하철과 기차로 안양 교육 3일 길에 나선다.
다다음주 추석 전 주에는 같은 방식으로 5일 길에 나선다.
감리 업무를 하려면 유효기간 3년인 교육 2개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남원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이적한 온 고을 전주(全州) 회사에서 다음 프로젝트를 위하여 배려해준 교육이다.
서양식으로 말하면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을 해산하고 각자 필요한 리프레시(Refresh, 자기계발/재교욱)을 받아 자질과 능력을 보유하는 제도이다.
메마른 논과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이 아니라 경지정리 잘 되어 물이 절절 넘치는 경작지가 되도록 하는 것은 지주든 소작농이든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니 즐거운 맘으로 상쾌한 공기 마시며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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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