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안다.
서울대 이야기다.
서울대 입학 시험문제를 본 수험생들은 생전 처음 접해 보는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도 못 한다는 것을 다 안다.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어수룩해 보이는 서울대생들을 만나본 사람들은 얼마나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 하는지를 다 안다.
꾸밈없이 수수한 서울대 출신들과 함께 해본 사람들은 속이 얼마나 꽉 차 있고, 국가 사회적으로 그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 안다.
서울대 면면을 아는 사람들은 커트라인이 하위권인 단과대학과 인기 없는 학과일지라도 이류라고 알려진 다른 대학들의 상위권 학과를 얼마나 넘어서는지를 다 안다.
그런 S가 스타일이 구겼다.
자존심 상할 것 같다.
전체 학생 수라고 해봐야 몇 명 안 되는 저기 어느 지방 작은 의과대학의 위상이 서울대 웬만한 학과보다 인기가 좋고 커트라인이 높아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구 1/10이나 될까 말까한 소도읍에 위치한 지방 의과대학을 갈래 아니면, 만원사례인 서울대 중위권 학과에 갈래 하고 물으면 수험생이나 학부모는 뭐라 대답할까.
뻔하다.
열에 아홉은 지방 의과대학을 선택할 것이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인 것이다.
국가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그리고, 좋고 안 좋은 괴물들이 출몰하여 극성인데 의과대학도 그 중의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상아탑 등용문의 굴욕이다.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지방 의과대학의 압승이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만 너무 심하다.
우리가 처한 대표적인 병폐 사례의 하나이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이기도 하다.
<“서울대 간판도 필요없다”…작년 서울대 중도포기 436명 5년 새 최고> 라는 기사가 영 씁쓸하다.
다 아는 사실이니 원인 분석을 할 필요도 없다.
의고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몇 배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서울대에 입학하여 다녀보니 이게 아니구나 싶어 중도 포기하고 재수나 삼수의 N수생(고교졸업생)으로 의과대학에 입학하려고 한다는 평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영어 : Roads lead to Rome, 라틴어 : Omnes viae Romam ducunt).
이 속담이 로마의 위상을 말해주듯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는 의과대학으로 통한다는 의과대학의 위상을 말해준다.
언젠가는 세상이 변하고, 정리가 되겠지만 현재 상태는 걱정스럽다.
의인(醫人)이 지배계층이긴 했으나 양반 아래이자 상민과 천민의 위인 중인으로 취급받던 고려나 조선 시대로 회귀하진 않을테지만 계속해서 선두 그룹으로 무한 질주할 순 없을 것이다.
만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 소중한 것으로 따지면 으뜸ㅇ ㅣ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최고의 수재들이 몰려가야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다른 것은 다 개돼지만큼이나 하찮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이 좋은 것을 찾아 수고를 하는 거야 당연하다.
하지만 그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나라 전체가 시끄러울 정도로 심하다면 건전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나저나 의(醫)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의사가 서울은 부족하고, 지방은 남아돈다.
산부인과는 개문 폐업 상태이고, 성형외과는 문전성시 양상이다.
거창하게 히포크라테스를 소환하고, 안일하게 태평성대를 주창할 거 없다.
평범하면 된다.
적대적이거나 겅건너 불보기 식이 아니라 상호 보완재로 호의적이고 내 일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공생공존의 장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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