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崔) 후배님 여식 혼사가 있었다.
작정하고 갔다가 바람을 맞았다.
그 것도 호되게 맞았다.
아침겸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집에서 일으 했다.
데보라는 남원에서 갖고 온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미당 선생은 피시를 열고 수필 홈페이지를 정리하였다.
예식 시간 15시 20분에 대비하여 둘이는 때를 빼고 광을 냈다.
모처럼만의 부부 동반의 결혼식 참석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피로연은 참석 안 하고 시 외곽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30년 전 연구원 시절에 살던 전민동 아파트 사택 앞으로 해서 예식장이 잇는 테크노 밸리에 가려고 여유있이 나섰다.
14시였다.
차가 막혀도 1시간이 챈 안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착오와 실수가 발생했다.
아차 사례 이상이었다.
시간이 다 되록 예식장을 못 찾은 것이다.
다른 사람 차를 타고 동행은 몇 번 했얻 직접 운전해서는 처음이었다.
대충 어디라는 것만 알지 자세히 몰랐다.
네비를 찍었다.
입력이 정확치 않다며 인근 지역을 안내했다.
가면서 예감이 이상했다.
네비 부인이 가르치는 곳은 L 마튼 블록 안이었다.
H 아울렛 옆이라 했는데 이상했다.
아닌 게 아니라 가보니 그 예식장은 보이질 않았다.
네비를 다시 찍었다.
그래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 폰으로 찍었더니 전국적인 그 업소 이름이 쫙 나왔다.
시간으 다 돼 가지, 뒤에서 차들은 빨리 가라고 빵빵거리지 당황스러웠다.
땀흘리며 빙빙 돌다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려 예식 시간이 다 됐다.
간신히 예식장을 찾긴 했으니 설상가상이었다.
또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하 곳이 없었다.
그 늦은 오후 시간에 얼마나 많은 커플이 결혼을 한다는 것인지 주차장은 벌써 만차로 폐쇄상태였다.
주차하고 셔틀 버스를 타고 오라고 가르치는 주차장은 예식장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렇게 헤매다보니 예식 시간이 끝날 때가 됐다.
화도 나고 땀도 났지만 할 말이 없었다.
우와좌왕하면서 덕담을 던졌다.
누군가가 겪는 이런 야단법석은 신혼 부부가 잘 살라고 하는 응원의 메시지라고 단젖지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향촌 집으로 향했다.
제대로 하지 못 했다.
멍청한 짓을 한 것이 쓱스러웠다.
배도 고팠다.
터진 일은 타진 것일지라도 뭔가는 먹어야 했다.
기왕 나온 거 점잖게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 했더니 콜이었다.
메뉴르 골랐다.
고기를 먹을까 했더니 고개를 저었다.
생선회를 먹을까 하고 물으니 그도 싫단다.
칼질이나
중국집에 갈까 했더니 그도 아니란다.
그렇다고 멀쩡하게 차려입고 나와서 어쩌다 하는 외식의 단골 메뉴인 칼국수집을 가자고 하 수도 없었다.
그럼 몇 년만에 유성의 H옥 복집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하였다.
식당으로 올라가서 복 정식 2인분을 시켰다.
한 여덟가지는 되는 코스 복 요리가 나왔다.
맛도 좋고, 푸짐도 했다.
넷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양이 많았다.
오모가리에서 팔팔 끓는 복탕 그릇 하고 나올 때 서운하던 것과는 딴 판이었다.
써빙하는 총각한테 이게 2인분 맞느냐고 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힘드 안 들이고 그렇다고 했다.
이러다가 사람 잡겠다고 농을 하면서 가지런히 먹을테니 몇 가지는 집에 갖고 가게 포장해 달라고 했다.
나중에 중간 크기의 쇼핑백 2개에 담아 가져왔다.
모종의 건도 있었다.
포장을 요청하기 전에 종업원을 불러서 귀에 대고 살짝 “저 탕이 좀 짜요” 라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 하게 속삭였다.
그게 고마웠던 모양이다.
주방 쪽에 가서 한 참있다 나오더니 탕에 넣을 야채와 양념을 별도로 넉넉히 담아 갖고 오나 가셔서 취향에 맞게 다시 한 번 끓여 드시라고 하였다.
결혼식장은 바람을 맞았다.
대타 식당은 대박을 맞은 격이 됐다.
바람과 대박의 날 한 끼 외식비가 평상시 외식비의 네 배 정도가 나왔지만 포장해서 가져와 두 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을 생각하면 비씨다거나 바가지를 쓴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고,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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