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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외나무 다리

by Aphraates 2024. 9. 23.

요즈음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

조만간에 다른 감리 현장에 나아갈 것 같다.

대기하며 휴식을 취해도 쉬는 게 아니다.

대기 동안에 공적 사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명절까지 끼어 복잡하다.

리프레시 교육을 포함하여 밀린 일들을 해가며 휴식을 취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할 일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바쁘게 움직이는데도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한다.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체력을 보충한다고 푹 쉬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서 많은 일을 해도 시간이 남아돈다.

누구는 일을 접고 노는 연습을 하다보면 그에 익숙해지면서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지만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일부로라도 일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경제적인 문제는 아니다.

직무급 없이 기본급만 나와도 크게 부족하진않다.

개인적인 활동이 많아져 그 방면으로는 지출이 많은 편이지만 대신 교통비등 업무수행시에 발생하는 부대비용이 적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

일주일 꼴로 한 번씩 올라오던 130km 남원 길이나 200km의 삼천포 길은 유류비와 돌비와 휴게소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았다.

업무적으로 활동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대기 중에는 그런 것이 거의 없으니 꽤 세이브가 되어 적게 나오는 봉급을 커버할 수 있다.

적금은 아니나 알뜰살뜰하면서 조금씩 저축해 놓은 것도 얼마간 있다.

공적 사적 활동과 성격에 따라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활동 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요 비용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맞게 살면 된다.

만원 수입이면 그를 기초로 하여 지불하고, 저축하면서 ±를 맞추면 된다.

질병이나 우환이 발생하면 보험을 통하여 긴급 수혈하면 된다.

중병이나 중대사고가 발생할 때가 문제다.

그 때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산 입에 거미줄 치는 경우는 없다.

고난의 경우에 대해서도 웬만한 대비는 해 놨다.

안 아프려고, 불행한 일이 안 일어나도록 조심하는 게 중요하다.

 

기름 외나무다리란 말이 재밌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대개가 일방 통행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처럼 상하행선 같이 쓰는 휴게소가 적다.

일방통행 휴게소의 주유소를 두고 기름 외나무다리라고 말하는 것 같다.

거기에도 일정한 규제와 통제가 있긴 하겠지만 주유소가 갑()이다.

일방통행으로 가다가 기름이 다 떨어져 넣어야 하는 손님은 을()이다.

외통수다.

주유소는 외통수로 장군을 부를 수 있고, 소비자는 외통수에 걸려 멍군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며 묘수의 훈수를 기다린다.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으니 칼자루를 쥔 갑은 기세등등으로 어매, 기살어이고, 칼날을 잡은 을은 의기소침으로 어매, 기죽어.

 

승자의 기쁨은 이겨본 자만이 안다.

패자의 슬픔은 져본 자만이 안다.

불법이 아닐지라도 불합리하면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판매자가 무지막지하게 나오고 구매자가 막무가내로 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손님은 왕이란 말이 손님은 졸이라는 말이 잠시라도 성립돼서는 아니 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런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만약에 있다면 즉시 시정 조치돼야 한다는 인도(人道)와 상도(商道)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https://youtu.be/pI7AtTjFukQ?si=fqh-u0WVsq6SDHaI

외나무다리 (최무룡) 하모니카연주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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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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