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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여간해선 안 버리는데

by Aphraates 2024. 10. 4.

사람이고 물건이고 뭐든 여간해선 안 버리는 습관이다.

아니, 못 버린다.

그렇다고 늘 친밀하게 지내거나 요긴하게 쓰는 것은 아니다.

인연이 되어 함께 하던 사람을, 일상적으로 쓰던 것을 버리는 것이 왠지 싫고 죄를 짓는 것 같아 눈에 거슬리거나 발에 치이는 정도로 불편하지만 않으면 그냥 놔둔다.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고, 머리 안 돌아가는 것을 경계하는 깔끔한 성격과는 영 배치되는 태도인데 왜 그런지는 말 모르겠다.

 

미련을 못 버리는 것 주의 하나가 책이다.

책에 대한 애착심이 큰 편이다.

어렸을 적 그런 것을 몰랐을 때는 몰라도 철들어서 부터는 책을 여간해선 안 버렸다.

내가 공부하고 보던 책을 버리는 것은 영혼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한데 요즈음은 많아 달라졌다.

골동품 수준이 책들 중에서 선별하여 줄여나가고 있다.

그 대상은 우선 시효가 만료됐다는 판단이 드는 것들 중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은 교육자료, 월간잡지, 보고서, 인쇄물 등이다.

중요하게 여기던 수험 서적이나 자료집도 점차 폐기할 참이다.

오프(Off, 수동) 라인의 출력물이 아니더라도 온(On, 자동) 라인의 PC 한 대나 스마트폰 하나면 다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자료이자 지식들이다.

 

정리하는 것이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언젠가는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긴하게 쓰다가 한 물 갔다고 생각되어 서랍 속에 고이 모셔놨던 디지털 카메라를 다시 꺼내 충전하고 시험 촬영해보는 것도 그 한 한 예다.

몇 년 동안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모든 걸 촬영하여 활용했지만 보안지구로지정되어 촬영을 임의로 할 수 없는 곳에서는 멍텅구리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필요하다.

디지털 카메라가 스마트 카메라에 비해 자료 정리를 하기에 일자별로 일목요연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좀 불편한 디지털 카메라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어제 본향에 가면서 철 지난 교육 자료 서적과 월간 잡지류 한 박스를 큰집 땔감으로 갖고 갔다.

갈 때 마다 선별해서 폐기할 서적 한 박스씩 갖고 갈 예정이다.

한 참을 더 해야 안 방 서재가 좀 홀쭉해질 텐데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좀 정리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많아 변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어쩌면 뒤늦게 플라스틱이라고 생긴 것은 모조리 색출하여 작은 티스푼에서 큰 소쿠리까지 무조건 다 버리는 작업에 들어간 데보라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 생활환경과 조건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감자기 변하면......, 라고 하였지만 갑자기가 아니라 시류(時流)에 순응하며 적응하는 단계이자 과정이니 걱정할 것은 아니다.

 

https://youtu.be/ZyffgTn5l5U?si=70ed-3ZKlx6YKc7v

내안의당신 . 노래/서목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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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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