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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by Aphraates 2024. 10. 6.

한 참 전 데보라가 들려준 이야기다.

 

몇몇 자매님들이 대화를 나눴단다.

주제는 퇴임 후 노후 생활 문제였단다.

현 인간 수명으로 볼 때 정년퇴임을 한다 해도 30여 년의 여생이 남는데 어찌 살아야 할지 걱정이었단다.

 

추측하건대 그런 걱정은 형제님들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군대에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퇴임 준비하는 숙려기간을 포함하여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퇴직하고 나면 뭘 먹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인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생은 빠듯하게 살다 일손을 놓은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다.

기본적으로 여유가 있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맘 편하게 산다면 별 걱정이 없을 테지만 그럴만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보통사람들로서는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회 보장 제도가 미흡하다.

부족한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안락하게 살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은 잠 못 이루게 하는 난제다.

그래도 대과없이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한 경우는 최소한의 생활 유지는 할 수 있으니 나은 편이다.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식으로 산 사람들에게는 돈 없고, 힘없고, 미래가 불투명한 인생이 고달플 수밖에 없다.

 

여자들로서 넉넉지 않은 가계(家計) 이야기도 오고간 것 같다.

A 자매님이 우리는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일해야 한다며 웃으시더란다.

다른 분들도 공감하시더란다.

 

남자들로서도 근근하기는 마찬가지다.

받은 유산도 없지, 아이들 키우고 먹고 살며 간신히 집 한 칸 장만하고,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왈캉달캉 조금 모아 놓은 돈은 연속되는 집안일에 게눈 감추듯이 없어지고, 어디 손 벌리거나 기댈 언덕은 고사하고 도와달라며 빌붙는 사람이나 없었으면 좋겠고, 어렵게 유지해온 삶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건강이 어떨 지도 장담 못 하고,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나 우환이 없다는 보장도 없고......,

 

평생 걸어 온 길을 계속해서 가야한다는 이야기는 자매님 네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미당 선생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한다.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월급 타봐야 남는 게 없고, 호주머니에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 갖고 다니는 미국인이 많지 않다고 한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여유로 통장 잔고에 100만원 남아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평생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살았을 지라도 늦게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거기에다가 워라 벨(work-life-balance, 일과 삶의 병행)을 통해 자아실현의 만족감을 느낀다면 성공한 것이자 복 받은 것이다.

워라 벨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수단이어야 할 것이 목표로 되어 자주 나온다는 것은 그 자체가 희망사항이란 이야기다.

잘 안 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11차 중장기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을 살펴봤다.

승승장구하는 장래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금 같은 현상유지가 될 것인지 가늠해보기 위해서였다.

 

정체 상태였던 전력산업 분야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 같다.

활황이 추측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정보다.

전력산업은 수요를 창조하는 능동적인 사업이 아니라 수요에 추종하는 피동적인 사업이다.

첨단고도산업사회가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고, 그를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국내외 전력산업에도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AI(인공지능), Big Data(대용량 자료), IoT(사물인터넷), Robot(로봇) 분야를 비롯하여 전력수요가 큰 첨단기술 분야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전력 소비와 전력공급설비도 비례추이로 폭증이 예상된다.

 

전력인(電力人)들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설 것 같다.

현재도 전기 분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어느 강사 말마따나 지팡이를 짚고 현장에 나가야 한다는 것을 넘어 이제는 숨만 쉴 수 있으면 현장에 나가야 할 지경이 돼 가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요술방망이 두드리면 나오듯이 모여라 하고 소리 지르면 모일 수 있는 인력 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부익부빈익빈 식으로 큰 인력 파동이 예상되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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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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