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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차마 말이라도

by Aphraates 2024. 10. 24.

전쟁, 전쟁, 전쟁......,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살기 바쁘고, 할 일이 많은 데 발목을 잡는다.

자꾸 그러니 감이 안 좋다.

전쟁이 진행 중인 어디에선가처럼 뭔가 다가오는 것 같아 불안하다.

 

불안을 걷어내야겠다.

불가피한 것처럼 다가올지라도 수수방관하지 말고 불식시켜야겠다.

누가 해야 하나.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나.

어림없는 소리다.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풍문으로 들었다면서 에스컬레이션(Escalation,상승/확대)시키지 말고 사실무근이라며 데스컬레이션(Descalation, 하강/축소)시켜야겠다.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불만이다.

누구 좋으라고 그런 말을 퍼 나르는지 모르겠다.

차마 말이라도 그러지 말아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끝장이다.

지금은 말 달리고 활 쏘는 옛날 전쟁이 아니다.

대포의 포병 지원을 받은 소총의 보병이 고지에 깃발을 꽂으려고 공방을 벌이는 각개전투 방식의 재래식 전쟁이 될 수가 없다.

한 방이나 몇 방이면 끝난다.

공격하는 측도 방어하는 측도 궤멸이다.

상대측으로 돌진하는 가미가제든 아군측으로 다가오는 자폭이든 최후의 수단이 아닌 평범한 전쟁일지라도 일단 벌어지면 회생불능의 폐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누가, 무엇을 위해 전쟁을 말하는가.

말조심하는 게 아니라 아예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자 경제, 전쟁 전으로 회복하려면 350년 걸린다"> 라는 기사가 났다.

전쟁의 공포를 현실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다.

1년 전쟁에 350년이 후퇴했다니 상상이 안 된다.

 

350년이면 까마득한 세월이다.

우리나라 역사로 봐도 감이 잘 안 잡힌다.

350년 전이면 1674(2024-350=1674)이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이후 쯤이다.

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희빈이 실세이던 조선 19대 왕 숙종시대이다.

숙종은 현종의 아들, 현종은 청나라 볼모로 잡혀갔던 봉림대군(효종)의 아들이자 삼전도 굴욕의 인조의 손자이다.

그런데 우리만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니 멸망을 말하는 것이다.

 

비교적 재래식 전쟁이라는 중동 지역 부분 전쟁도 그 정도다.

그런데 어디선가 신식 무기로 전쟁이 나면 진영을 가릴 거 없이 폭망이다.

호전주의자이니 평화주의자이니 말할 새도 없이 함께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쌈이 벌어지면 죽어나는 것은 쌈하는 당사자들이다.

우크라이나의 현실이 어떤가.

가자지구의 형편이 어떤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결국 망가지고 죽어나는 것은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다.

모든 나라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어느 편이 옳은지 모르지만 참전국들은 제 3자다.

국제 평화 질서 유지를 위하여 참전했다던 명분을 내세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또 다른 명분이나 변명을 내세우며 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승리를 하던 패배를 하든 나중에 계산서를 내밀고 권리 행사를 하려는 것은 익히 봐 오고 경험한 바다.

달라질 게 없는 냉혹한 국제 현실이다.

 

이래도 한 번 붙어보자고 배 내밀며 객기를 부릴 것인가.

저래도 큰불 되라고 살살 불을 지필 것인가.

그래도 쏴라 쏴라 하면서 약 올리며 대들 것인가.

지고나면 파멸이고, 이겨봐야 상처뿐인 영광이다.

 

절대로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섣부르게 나설 것이 아니다.

매파와 비둘기파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충정이지만 전쟁주의자와 평화주의자로 편을 갈라 전쟁과 평화 운운하는 것은 나라와 백성을 파멸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과 안위에 눈이 어두워 전후좌우를 못 가리고 좌충우돌에 우당탕탕하는 OOOXXX 프레임에 갇히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그게 세상이다.

바람은 불라고 있는 것이다.

기왕 불어오는 바람 잘 맞이 했으면 좋겠다.

선장인 대통령님께서도, 선원인 지도층 인사들도, 선객인 국민도 어렵다.

하지만 함께 헤처나가야 할 당위성과 책임과 권리가 있다.

상부상조와 십시일반을 소환한다.

평소에도 잘 해 왔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는 각기 자기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지혜와 슬기와 용기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허례허식 같은 것은 버리고 실사구시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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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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