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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너는 누구냐

by Aphraates 2024. 10. 25.

정체성(正體性) 논란이다.

 

너는 누구냐.

미당 선생이다.

그럼 너의 정체성은 무엇이냐.

그냥 미당이다.

 

그런 대화가 오고가면 곤란하다.

맞보기다.

갈 데까지 간 것이다.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서 묻는 게 아니다.

디스 하는 거다.

 

매파인지 다 안다.

비둘기파인지 다 안다.

충청도 칠갑산 출신으로 대전 향촌에 살고 있는 미당인 줄 다 알면서 그렇게 심문하듯이 다잡아 물어보는 것은 좌표를 찍어 각인시키는 것이다.

인정 안 하고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뻔히 알면서 들이대는데 가만히 있으면 바보다.

O이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잖으냐.

착하고 선한 네가 참아라.

중재를 받아들여 화해를 하면 좋으련만 성인군자가 못 되는지라 발끈할 수밖에 없다.

존재를 부정당하니 자존심 상한다.

생사 문제와도 연결이 되니 사즉생으로 임할 수 밖에 없다.

 

이거 왜 이렇게 돌아가나.

점입가경이다.

그렇게까지 초각을 곤두세우고 날선 공방을 벌일 사안은 아닌 것 같은 데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악화일로다.

갈등과 내분 단계를 넘어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고 있다.

급기야는 아닌 밤에 홍두깨처럼 정체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서로가 한 발도 안 물러선다.

너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따지고 있다.

 

성골 진골 가리는 것도 아니고 보기 민망하다.

입장 난처하다.

누구 편을 들 수가 없다.

열띤 공방을 절이는 당사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답답하다.

불행한 일이다.

말려서 될 것인지, 고쳐서 괜찮을 것인지 모르겠다.

흥정은 붙이고 쌈은 말리라고 했다.

누가 나서서 악수하는 그림을 그려냈으면 한다.

당사자들도 내키지는 않겠지만 모른 척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나와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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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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