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골라, 골라”가 아니다.
조건이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땅이 꺼져도 무조건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좋다고 하고, 싫다고 안 하는 그런 게 아니다.
생애에 단 한 번 맞이하는 것 같은 정말로 싫고 싫은 불행일지라도 고통을 감내하며 해야 하고, 늘 나를 보호해주는 것이지만 고마운 줄 모르고 좋아해야 하는 것도 박절하게 거부하며 안 해야 한다.
그제 10.24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연도(煉禱)를, 어제 10.25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축하(祝賀)를, 오늘 10.26은 인생 덧없음을 알고 떠난 이들을 위하여 회고(回顧)를 하고 있다.
혼돈속의 질서다.
울고, 웃고, 침묵해야 하는 것이 속내가 복잡하지만 내 맘 내 뜻대로 “골라, 골라”로 되는 게 아니라 “싫어도 예, 좋아도 예”를 해야 하는 숙명인지라 이것이고 저것이고 편가를 거 없이 “감사합니다”로 갈무리를 짓는다.
주먹뎅이만한 에그 소고기 햄버거 세트였다.
대개는 저걸 어떻게 다 먹나 할 정도로 큰 햄버거였는데 많이 작았다.
처음 보는 크기였다.
하나를 사와 식탁에 올려놓고 반으로 갈라 둘이 먹었다.
육즙도 풍부하고 맛도 좋이 웃음이 나왔다.
역시 줘서 싫은 이 없고, 먹어서 싫다는 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 것도 고기라고 느끼한 맛이 나는 것이 곁들여 포장해 준 콜라가 아주 제 격에 맞았다.
별로 찾지 않는 햄버거다.
어떤 크기이고 어떤 맛인지 좀 값나가는 것으로 주문하고 그거 하나면 둘이 충분하겠지 하였는데 포장해서 들고 오는데 너무 초라했다.
크기고 무게고 에게게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어설픈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양이 좀 작으니 다음부터는 둘이 하나씩은 먹어야겠구나 하는 것을 낯선 경험으로 체득하였다.
치과에 다녀오다가 한 번 들려봤다.
배달 위주의 집이었다.
조그마한 골목 가게 형태였다.
M과 C나 L같은 외국내지는 대형 회사 브랜드는 아니고 무슨 무명이나 신생의 체인점인 것 같았다.
햄버거는 실한 편이었다.
점심때도 저녁때도 아닌데 잠시 기다리는 동안에 주문하는 콜도 계속 들어왔다.
한우 a++에는 못 미치지만 그 정도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었다.
왜 쌀 소비가 줄어들고,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고 다른 것을 찾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몸과 맘을 같이하는 일행(一行)들과 함께 맹목적으로 가 탁자 몇 개인 코딱지만 한 매장 홀을 점령하여 햄버거 파티 하면서 한하게 웃는 이상한 그림도 연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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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