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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칠갑산과 해수욕장으로, 귀향합니다

by Aphraates 2024. 10. 30.

올해 시월의 마지막 날은 의미가 깊습니다.

좀 특이합니다.

모모가 목이 아플 정도로 부르던 시월의 마지막 밤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축 늘어져 흐물흐물해져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런 기류에는 맘이 아픕니다.

세상이 이렇게도 변하는구나 하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위축되었습니다.

그리움과 추억, 감성과 정서, 지유와 진리와 정의, 인본과 박애 같은 것처럼 최소한은 유지되어야 할 것들이 무언가 거대한 것에 짓눌려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발버둥 쳐보지만 그래봤자이니 단념하고 새로운 것으로 감가상각을 대신해보라고 길을 알려줍니다.

 

이런 와중에도 묘하게 이겨내고 있습니다.

반항하는 것도 아니고, 돌출하는 것도 아니고, 틈새를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하던 대로 하다 보니 그리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천만다행이고 영광이지만 나홀로인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러나 미안한 것은 미안한 것일지라도 자리를 지키고 본분을 다 하는 것으로 그를 보속한다면 건전한 시민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각설하고.

무언고 하니 장() 데보라(Deborah)와 김() 아프라아테스(Aphraates)가 귀향합니다.

고향을 떠나기 싫어 청양에서 뭉그적거리다가 1991년 승진과 함께 대전으로 나와 대전 인근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직한지 33년만입니다.

2 고향인 대전 살이를 마치고 안착하는 귀향은 아닙니다.

 

머리는 여전히 대전(大田)에 두고 잠시 본향인 청양(靑陽)과 대천(大川)으로 갑니다.

 

대천(보령)은 새로운 3년의 임지(任地)입니다.

역설적입니다.

저무는 석양의 나그네 길이 아니라 동트는 새벽의 길잡이 길입니다.

모든 준비는 마쳤습니다.

부임과 관련된 행정 처리도 끝났고, 임시 대천 시민으로서의 예비 신고도 마쳤고, 솥단지와 괴나리봇짐 살림살이 이사도 마지막 단계이고, 낯설지 않은 대천 시내와 보령화력 인근도 사전 답사하였고, 장인과 장모님의 선영에 인사드리면서 남의 밭으로 변해버린 처갓집 터도 둘러보았습니다.

정식으로 부임하는 길에는 미당을 거칩니다.

선영에 들려 구만 아버지, 갓난 엄니, 영자 형수, 종길 형한테 제가 다시 왔노라 고하며 당신들의 영원한 안식과 부족한 사람 잘 이끌어주시라고 기도드릴 겁니다.

 

고향과 귀향은 무슨 말로서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저 사랑이고 숭고함 그대로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던 산천도 의구하지 않고, 함께 하던 인걸도 간 데 없지만 그에 의기소침하지 않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순리에 따를 겁니다.

건강한 심신으로 최선을 다하고 성실해야 할 당위성과 목표 달성을 위해 역동적으로 일해야 할 책무가 막중합니다.

 

https://youtu.be/Q-Tr9pU0YAw?si=eAVZEW5HYVAm1qsv

[MV] LEE SUNHEE(이선희) _ Anbu(안부) (feat.CHANYEOL(찬열)) , 충남 보령시 주산면 황율리 출생,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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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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