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다.
나 혼자 그런 것이니 또, 외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그리 외치는 것이니 역모는 아니다.
왕 흉내를 내봤다.
몇몇 대원(隊員)과 함께 민정 시찰을 해봤다.
그래, 그 결과는 어떤가.
거리를 돌아보니 화색이 좀 도는가 어쩐가.
좀 달라졌다.
파안대소까지는 아니어도 가벼운 미소는 지어도 될 것 같다.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다.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게 아니고,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세상이 금방 무너지는 것 같은 공포에 추락하는 데는 날개가 없다며 암울해하던 때와 비교해 보면 많이 호전된 분위기다.
천만다행이다.
누가 불을 지르고, 누가 그 불을 끄는지는 모르겠다.
해당자와 관계자가 따로 있을 것이다.
5:5로 팽팽히 맞서든, 6:4나 9:1이나 퍼펙트하게 기울든 그와 관계없이 시간은 간다.
흥할 자는 흥하고, 망할 자는 망한다.
그 와중에 스스로 또는 억지로 어느 편에 서게 되지만 당사자들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이 비당사자들이다.
전리품을 나누며 흥을 돋우거나 덤터기를 뒤집어쓰며 망해 코가 빠지더라도 어떤 방향으로든 일조해야 하는 것이 관중이자 주인이니 그 자체를 부인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지간하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수준이 그 정도라니 어이가 없지만 지금 와서 어쩌겠는가.
사필귀정과 인과응보와 자업자득은 늘 유효하다.
생각하면 머리 아프고, 말하면 입 아프다.
그러니 세상은 요지경 속이고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면서 그러리니 하고 넘어가는 게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지난주 대덕대로 국밥집에서 보던 분개하던 아이들과 이번 주 국밥집 건너편 카페에서 만난 뭣이 그리 좋은지 환하게 웃는 아이들이 비교된다.
같은 아이들이다.
그런데 한 주 사이에 그렇게 얼굴빛과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은 뭔가 상황이 변했다는 것일 텐데 어른들로 인하여 아이들이 방화하며 번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에이, 사람들 하군.
어떻게 일궈 온 나라인데 이게 뭐야.
원망스럽고 서운하지만 그 또한 현실이니 거부할 순 없다.
피박, 광박, 멍박, 쓰리고박 (2x2x2x2=2⁴=16)으로 된통 박아지 쓴 격이지만 괴로운 시련의 연속일지라도 복구할 방법은 있으니 그 길로 기약할 것이다.
해결해야 일들이 많을 것이다.
고쳐야 할 것들도 많을 것이다.
적었던 것들이 갑자기 많아졌을 때는 암담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해결하고 고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정진(精進)했으면 한다.
미력이나마 그 길에 기꺼이 동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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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