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공사 S 현장 소장님께서 주간 및 월간 작업 계획을 갖고 오셨다.
적정성 여부를 검토했다.
특이사항은 없었다
이미 확정된 공정이다.
변동사항을 감안하면 되니 공사 시행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문제 하나가 있었다.
국경일이나 토요일 같은 휴무일 작업이었다.
일요일 작업은 근로기준법상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할 수 없으므로 서로가 못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주 52시간제란 주당 법정 근로시간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내에서 하는 휴일 작업은 늘 뜨거운 감자다.
휴일 작업이나 근무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예전에는 시간당 단가가 높은 휴일 근무를 은근히 바라는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웬만큼 사람살이가 커지고 먹고살 만해서 휴일이나 시간 외 근무하자고 하면 선뜻 대답을 안 한다.
우러벨 시대에 무슨 소리냐며 단칼에 잘라버려 거절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다 그렇게 워라벨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휴일 쉬어봐야 특별히 할 일도 없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근로자들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근로자들은 일하고 싶지 않은데 촉박한 공정상 부득이하게 휴일이나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감리단은 대략 난감이다.
애로사항이 많다.
작은 조직과 연만한 인력 구조상 현장에서 원하는 대로 휴일 작업을 승인하고 입회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무리가 있다.
시공사 휴일 작업요청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앞서 감리단 자체 간담회를 했다.
공정을 감안할 때 시공사의 휴일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드시 작업에 입회해야 하는 감리단은 어떻게 해야 하나.
언제까지 휴일 작업이 진행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인원을 보충해달라 요청할 수도 없고, 한정된 인원이 없는 집에 돌아오듯이 하는 토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소화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묵묵부답으로 무거운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심사숙고할 것도, 이해득실의 주판알을 튕길 형편도 아니었다.
결단을 내리고 양해를 구했다.
감리단보다도 어려운 처지의 시공사에서 일을 하겠다는데 일정 협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체 휴무나 수당 문제 같은 다른 문제들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은 법적으로 저촉이 되지 않는 한 한 달에 며칠이 됐든 시공사에서 요청하면 휴일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충 계산해봐도 한 달에 2회 이상 토요일이나 휴무일에 출근해야 할 것 같았다.
홀아비 객지 생활의 어려움보다는 OB로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것이니 감사하자는 취지였다.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우정이다.
그 보다도 좋은 오고 가는 미담 속에 움트는 사랑이다.
S 소장님, 이번 주에도 일해야겠어요.
그렇게 퉁명스럽게 물을 게 아니다.
S 소장님, 이번 주에도 일하시는데 뭐 도와줄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이렇게 환하게 말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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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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