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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개명

by Aphraates 2025. 4. 5.

미당 선생은 종종 개명한다.

가상공간(假想空間, Virtual Space) 카톡에서 그런다.

성과 이름을 합친 3자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름에 좀 특이한 것이 있다면 김()이 약방의 감초처럼, 찐빵의 앙꼬처럼, 김밥의 단무지처럼 꼭 들어가야만 완제품 작명이 된다는 거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낯설고 어색하여 무슨 암호 같아 음산한 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알고 보면 정감이 가고 사연이 깊은 아름다운 이름이다.

이 이름 저 이름으로 개명하여 사용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여 정체를 숨기고 음모를 도모하기 위하여 쓰는 술수가 아니다.

품질관리의 3S 원칙(표준화 Standardization, 단순화 Simplification, 전문화 Specification) 기법 비슷하다.

품질관리 기법을 인간관리 기법에 준용하여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호칭 방식이다.

 

개명을 살펴본다.

이임김(李林金)은 이 이사, 임 이사, 김 단장이다.

목향관(木鄕官)은 목련아파트, 향촌 아파트, 관평동 아파트이다.

이이김(李李金)은 이 박사, 이 부장, 김 부장이다.

나윤김(羅尹金)은 나 상무, 윤 박사, 김 단장이다.

나김김(羅金金)은 나 상무, 김 소장, 김 단장이다.

 

개명을 4.5건과도 연관시켜 본다.

 

탄핵 판결이 끝났다.

세상 뒤집힐 것 같더니 조용하다.

태풍 속의 찻잔이 아니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

편을 갈라 와글와글하며 입방아찧던 사람들도 다들 집으로 갔다.

한 방에 제압되고 수그러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스스로 그리 한 것이다.

악몽 같았다.

너무 괴로웠지만 더 이상 안 그래도 될 것 같다.

남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각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되돌아보건대 그럴 일이 아니었다.

한데 왜 그렇게도 영양가 없는 소모전을 벌여야 했는지 후회막급이다.

그나마 이 정도에서 끝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자중자애할 사람들은 그리 해야 한다.

과분하게 나무 꼭대기에 올라 안하무인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며 호령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누구 하나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특히 나무에 올려놓고 나무를 흔들거나 꼭대기를 바라보면서 사리사욕과 호가호위에 함몰되어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하게 활약하다가 상황이 종료되자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태연자약한 사람들은 책임이 막대하다 할 것이다.

더 이상 서 있을 곳이 없을 것 같은데 이제 흔적을 남기지 말고 멀어졌으면 한다.

잘 안될 거랴 예측은 하고 있으나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또다시 안면몰수하고 황당한 모습으로 출현하면 곤란하다.

 

나무 꼭대기에 올랐다고 해서 만능이 아니다.

나무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아래를 잘 못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잘 하는 것은 더 잘 하라 응원 하고, 잘 못 된 것은 고치라고 질책하면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엉뚱한 것에 갇혀 좌충우돌하며 부화뇌동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안 좋고, 실익이 없다.

깃발을 든 리더가 옷 되면 말없이 따라가는 훨로우라도 되어 밝은 세상 만드는데 도움이 돼야지 생각은 뚱딴지가 되고 ,눈은 훽 돌아가고, 입을 삐뜰어지고, 귀는 막히고, 손발은 네 멋대로 움직여 비틀러리면 어쩌자는 것인지......, 

 

김나윤 씨가 유감이다.

인간적으로 서글프고 서운하다.

생각하기도 싫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같은 물이 아니냐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나윤 씨와 남원의 나윤김 씨는 엄연히 다르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우연의 일치로 앞뒤 철자가 비슷하게 들어갔을 뿐이지 이웃사촌이 아니다.

 

다만 김나윤 씨는 미당 선생과 사돈에 팔촌 식으로 뼝아리 눈물만큼 인연이 있다는 것은 벌써부터 밝혀온 바다.

김은 종친, 나는 교우, 윤은 동향이다.

미당 선생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혈연, 학연, 지연, 교연(敎緣)의 끈이 닿아 있다.

그래서 괴롭다.

아주 안면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김나윤 씨다.

어떤 소리를 듣고 무슨 취급을 받고 있는지 현실을 보면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맘이 간절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인연도 아니고, 이미 지나간 일이다.

다 툴툴 털어버리고 새로이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잘 안될 거다.

인과응보와 자업자득에 관한 한 마이동풍에 우이독경이 뻔할 텐데 세상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고 좋게 말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김나윤 씨와 나윤김 씨는 이명동인이 아니다.

엇비슷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이 참에 개명하는 것이 좋을 것도 같으나 그럴 것까지는 없을 것이다.

보다더 높고 멀리 보면서 그도 스쳐 가는 바람이려니 생각하면 개명(改名)이니 오명(汚名)이니 유명(有名)이니 신경 쓰고 걱정할 일이 아닌 듯싶다.

 

한식 치레에도 가야 하고(), 성당에도 가야 하고(). 고향에도 가야 한다().

그러자면 아무래도 김나윤 씨가 아른거릴 것 같은데 판공성사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함께 가는 길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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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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