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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교차

by Aphraates 2025. 10. 16.

희비교차(喜悲交叉).

우여곡절(迂餘曲折)이다.

인생역정(人生歷程)에 세상만사(世上萬事).

순항(順航)과 역항(逆航)이다.

첫 끝발이 개 끝발이다.

시작이 반이고,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고진감래(苦盡甘來)에 호사다마(好事多魔)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틀리지 않는다.

다 옳은 말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고 진행이기 나름이다.

궂은비에 땅이 궂을 수도 있고, 가랑비에 땅이 질퍽거릴 수도 있다.

결론은 좋게 생각하면 좋고, 안 좋게 생각하면 안 좋은 것이니 알아서 처신하라는 것이다.

 

어수룩한 것인가.

소통과 인식의 차이인가.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알겠느냐 인가.

 

엇갈림 교차(交叉)에 대한 새벽 단상이다.

 

TV 드라마에서 가끔 보는 장면이 있다.

라디오극에서도 가끔 나오는 대목이다.

작가와 연출진들이 사실적으로 표현한 픽션이지만 현실적으로 넌픽션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응답하라 19XX에서도 나온 장면이다.

청춘 남녀가 소개팅하게 됐다.

둘은 어렵게 성사된 만남이 꿈만 같아 남모르게 싱글벙글이었다.

온갖 정성을 기울고 최선을 다하여 준비했다.

목욕재계하고 몸과 맘을 가지런히 했다.

디데이 날이 다가왔다.

가슴 설레고 떨리는 것을 속으로 감추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그게 더 어색해 보였다.

그래도 좋았다.

모르는 남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둘만 좋으면 되니 다른 것은 신경 쓸 게 없고 오로지 서로만 생각하면 됐다.

곱게 단정하고 튀지 않고 순박하게 길을 나섰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약속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약속 장소에 나가 조용하고 아늑한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기다렸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리네......,

하는 펄의 노래를 들으며 안 그런 척하면서 출입구 쪽을 예의 주시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은 나타나질 않았다.

오는 데 차가 막혔거나 무슨 작은 일이 있어서 그러겠지 하고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나 약속 시간이 땡 하고 지나가는데도 영 소식이 없었다.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며 마음을 가라앉혔지만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갑자기 맘이 변해서 나타나질 않나.

애당초 그럴 맘이 없었는데 뭔가를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했나.

사람 놀리는 것이 재미있어 어디엔가 숨어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쾌재를 부르나.

시간은 벌써 지나 날이 어두워지자 이제는 체념하는 것을 넘어 바람맞았다는 배신감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뭐든 집어던지고 싶도록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결국은 다 깨진 거라 생각하고 인상을 팍팍 써가며 집으로 들어와 이불을 들써 쓰고 애맨 엄마한테 화풀이만 했다.

그때 만남을 주선한 친구가 헐레벌떡 들어와 야단쳤다.

그게 어떻게 만든 소개팅인데 만나지도 않고 집에 와 왜 진상을 부리냐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

2025101518시 명동 로얄호텔 옆 커피숍 타임(Time)이 맞지.

하고 퉁퉁 부은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지르자 친구가 오히려 더 큰소리를 쳤다.

아이고 이 화상아.

타임이 아니라 로얄호텔 앞에 있는 양식집 타이(Tie)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엉뚱한 곳에 가서 기다리다 왔으니 귀에 말뚝을 박은 거야 뭐야.

그 소리에 이 사람은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용수철처럼 튀어 나갔다.

흐트러진 머리,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얼굴, 아무렇게나 입은 옷, 맨발에 실내화를 싣고는 뛰어가면서 그 사람 이름을 부르며 미안하다를 연발했다.

새드 무비(Sad Movie, 슬픈 영화)가 아니라 해피엔딩(Happy Ending, 행복한 결말) 끝난 견우와 직녀의 오작교 회동이 되었다.

한데 그 뒤로는 어찌 됐는지 노코멘트다.

 

한 사람은 기다리는데 한 사람은 쿨쿨 이다.

한 사람은 원하는데 한 사람은 비켜선다.

우연도 잦으면 필연이라 했다.

통하면서도 엇갈리는 것이 뭔지를 생각게 하는 두 사람이다.

 

허무맹랑한 것 같지만 누구한테라도 일어날 수 있는 다 이유있는 얘기다.

 

https://youtu.be/drZ7cOpizc8?si=QiL_ZGZw_k59Yd1P

커피 한잔 (1968, 펄 시스터즈) - KIDARI BAND (cover)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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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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