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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액땜

by Aphraates 2025. 11. 5.

이른 아침에 출근하다가 사택 원·투룸 계단에서 굴렀다.

계단이 몇 개 안 된다.

세보진 않았으니 5~6개쯤 될 것이다.

높거나 가파른 것도 아니다.

뛰어다니는 애도 안 넘어지고, 천천히 걷는 노인도 안 넘어지고 웬만한 사람 같으면 눈을 감고도 오르내릴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거기서 굴렀다면 창피 사건이다.

누가 볼까 봐서 얼른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릴 것이다.

그 주인공이 조심도 방심도 안 하고 그저 평범하게 오르내리던 미당 선생이라면 부끄러워 일이다.

유구무언이다.

거기에다가 왼쪽 다리가 심하게 아파 절룩거리면서도 뼈는 이상이 없는 것 같고 근육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자가 진단을 내리고 참을 데까지 참아보자고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감리단, 일반 도급, 전문 도급, 토건 도급의 주 공정에 부속 공정 현장을 합하여 가장 먼저 출근하다가 좀 출근하니 영 어색했다.

승용차도 지정된 주차장에 주차한 게 아니라 주차 금지 구역인 사무실에서 가까운 비상 대기 주차장에 주차하고 어기적거리며 천천히 걸어오다가 현장 직원에게 들켜 격정을 듣기도 했다.

사무실에서도 걱정들 하셨다.

아직 안 나와 무슨 일이 있는가 싶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연락하시든가 병원에 가든가 하지 무리란 것이었다.

안 하던 짓을 하면 분명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이라며 늦게 출근할 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라면서 심각하지는 않고 괜찮고 하였다.

 

작은 불상사일지라도 무시하거나 경시하면 손해다.

매사에 완벽할 순 없지만 조심할 것은 조심하고 삼갈 것은 삼가야 한다.

그래야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안전 전문가로서 안전하지 못했다.

역시 휴먼 에러(Human Error, 인적실수).

재발 방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사고는 항상 원인이 있으니 액땜했다 자만하거나, 재수 없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유사 사고를 유발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으니 금기사항으로 여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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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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