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스스로가 감정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편이라 생각한다.
남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먹고 사는 것은 이(理)와 공(工)이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기(氣)와 문(文)인 특이한 케이스라고 말한다.
미당(美堂) 선생에 관한 이야기다.
평가와 분류가 대개 그런 편이다.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맘대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답 없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어정쩡한 자세다.
그를 인정하고 함께하는 데서 비롯되는 희비(喜悲)가 만만치 않다.
그런 미당 선생이 할 얘기는 아니지만......,
역시 세월은 못 속이는가 보다.
어제는 온종일 방콕이었다.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부상병 신세였기 때문이다.
뒹굴뒹굴하며 글을 쓰다가 가요무대 40주년 TV 재방송을 시청했다.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대형 무대였다.
출연진도 내놓으라 하는 대형 가수들과 떠오르는 신예 가수들이었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볼거리가 풍부하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미당 선생한테는 그랬다.
야심 차게 기획 제작한 대형 프로에 대해선 미안하나 솔직한 심정이다.
자기 노래를 직접 부르는 원가수들은 물론이고 다른 가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 노래의 가창력과 품새가 전 같지 않았다.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왔다.
목청만 높이는 것으로 커버하게 되다 보니 감칠맛이 덜했다.
제스처도 잘 안 어울렸다.
노래에 부합하는 면도, 예전에 하던 것과도 달랐다.
옛것을 현대식에 맞춰 몸동작하려다 보니 어색하였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노래가 제대로 되는 원로 가수 몇 사람만 출연시키고 나머지는 젊은 가수들이 현대적인 스타일로 부르는 트로트였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 있다.
새로운 시도의 구성도 매끄럽지 않게 보였다.
한 가수가 두 번 출연하는 더블이었다.
신선함보다는 진부함이 더 하는 듯했다.
그런 식으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되다 보니 은근한 맛보다는 지루했다.
보고 생각하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세월이 약이다.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세월이 가면 나아지거나 잊히는 것도 있지만 그 정반대로 병이 되는 것도 있다.
온고이지신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 論語)는 맞다.
그러나 다 때가 있다.
개화기에 양복을 입으면 이상했듯이 개혁기에 한복을 입으면 안 어울린다.
좋고 안 좋고는 그 사람 다음 문제다.
오래될수록 가치가 더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것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있다.
그게 뒤죽박죽되면 죽도 밥도 아닌 이상한 밥이 되고 만다.
시청률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그에 상관없이 부상병이 힐링하는 데는 미흡했다.
마지막의 출연자인 노년 파이팅의 김동건 MC와 동백 아가씨의 이미자 가수를 빼고는 전체적으로 영 그랬다.
오늘은 천주교 평신도 주일이다.
20년 전에 사목회장으로서 당신 모상대로 살아가는 착하고 선한 우리가 되자고 한 강론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부족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에서 벗어나도록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간청했는데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 죄송스럽다.
연례행사처럼 올해도 다 음해부터는 그러지 말고 실천하는 자신이 되자고 다짐하지만 그에 대한 확신도 못 하면서 역시 세월은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속상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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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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