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자리 잡으면 어지간해서 자리를 바꾸지 않는 습관인데 어쩔 수 없어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즈음 부쩍 들어 인터넷의 장단점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잘 활용하면 약이지만 잘 못 활용하면 독이라는 것이다.
또한 촛불 집회를 계기로 온라인 매체와 오프라인 매체에 대한 상반된 의견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아닌 거 같다.
돌아가는 대로 장점을 살려 자유자재대로 이용하면 되는 것이지 그런 것까지 뭘 그렇게 따지냐며 혹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입는 피해는 어마어마하여 그대로 두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옥신각신하며 좋은 방면으로 발전되는 것이니 솥뚜껑보고 자라라고 미립 겁먹을 일은 아니다.
하여거나 나는 별다른 학습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인터넷을 손쉽게 잘 활용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상야릇한 것을 찾아보기도 하고 밤샘으로 채팅도 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런 단계는 벌써 아득한 옛날로 지나갔고 이제는 필요한 자료나 지식을 얻고, 이메일과 작가활동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음악을 비롯한 취미 생활 도구로 쓰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오랫동안 애용하던 문단 홈페이지에 무차별적인 에로물 광고가 내가 게재한 글과 나란히 자리를 같이 하여 신경이 쓰였다.
처음에는 몇 개 안 올라오더니 요즈음에는 하루에 몇 십 개 씩 올라오기도 하여 그를 지우느라 신간을 별도로 할애하기도 하였다.
활성화된 홈페이지 같으면 서버 관리자가 차단을 하거나 일시에 삭제시켜줘서 편리할 텐데 비활성화된 지 오래 됐고 거의 폐쇄되다시피한 문단 홈페이지이다 보니 그런 역할을 해 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도 문단등단부터 애용하던 홈페이지이고 많은 내 글이 올려저 있기 때문에 악성 게시물을 지우면서 이용해 왔는데 어제부터는 아예 지워지지도 않는 음란성 광고들이 올라와 판을 쳐서 기다렸다가 지우는 수고도 필요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워지지 않는 야한 것들과 내 글을 함께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홈페이지를 이적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오늘부터 여기로 오게된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 왔다고 해서 썩 기분이 내키는 것은 아니다.
어지간하면 기왕에 머물던 곳에 머물고 싶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적을 하게 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조강지처 버린 놈 치고 잘 된 놈 못 봤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 하는 사람은 남들을 사랑할 수 없다고 하지만 조강지처가 미쳐버려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피한 것이니 그렇게 흠이 될 것은 없을 것이다.
글 잘 쓰고, 새로운 홈피도 잘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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