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바보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한다.
별 차이가 없어 그게 그거라는 것이다.
천재 같은 바보, 바보 같은 천재라는 말처럼 일순간에 천재가 바보가 될 수도 있고, 바보가 천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 희망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천리안(千里眼)과 동태눈(凍太眼)은?
엄청난 차이가 있어 같은 반열에 놓고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허용될 수 없을 것이다.
천리안은 순간적으로 눈을 감거나 실수를 하여 동태눈의 경지에 이를 때도 있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바로 돌아 올 수 있겠지만 동태눈은 한 번 눈동자가 흐려지면 다시는 회복될 수 없으므로 영원히 동태눈에 머무르게 되어 희망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천리안과 동태눈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누구라도 천리안이 되고 싶지 동태눈이 되어 자기의 삶을 망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도 내 마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천리안을 가졌던 사람이 부지부식간에 동태눈이 되어 그로부터 헤어나지 못 하는 불쌍한 존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가 하면 자기가 동태눈이 된 줄도 모르고 천리안에 대한 향수에 젖어 큰소리 치며 멍청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
“내가 누구야? 천리안을 갖고 천하를 누비던 사람인데 네 까짓 것들이 감히 나를 기만하고 우습게보다니 그냥 두지 않겠다. 동태눈을 하고 히멀건하게 나 자빠져 있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보이도록 개안시술을 해 줬더니 이제 먹고 살만 하니까 그 은공도 모르고 천리안을 동태눈으로 만들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라고 큰소리치지만 그런다는 자체가 이미 풀릴 대로 풀린 동태눈인 것을 아무리 그래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과거에 천리안이라고 칭송받았다면 그를 유지하기 하기 위하여 피땀 어린 노력을 했어야지 자기 맘대로 마구 굴리다가 동태눈이 되어 회복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뭔가 조금씩 느끼면서 반성하고 서운하다고 해 봐야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 없다.
그런 사람은 자업자득이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터득해야 한다.
천리안이 동태눈이 되는 것은 일순간이다.
그런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런 동태눈이나마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안 그러면 어디로 내 팽개쳐질지도 모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고, 저렇게 동태눈을 해 갖고 있어서야 어디다가 써 먹겠어?
그럴 바에야 차라리 눈이라도 감던지 할 것이지 왜 저렇게 멀겋게 눈을 뜨고 있어서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네.
연륜이 더 해 가면서 예리한 천리안의 기운은 시들해지고, 전광석화같이 돌아가는 머리는 둔해질지라도 동태눈 같다는 원성은 듣지 말아야 할 텐데......, 그런 소망이 소망으로 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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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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