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진 것이다.
꼭 필요하기 때문 당연히 해야 한다.
맘이 없고,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뭉그적대는 것이다.
그러는 데는 그냥 그러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외적으로 자연재해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것이 발생한다거나 여건이 충족되지 못 하여 안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내적으로는 외적인 경우보다 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없거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오판을 하거나, 오기를 부리거나......,
좋게 말해서 나름대로는 많은 고심을 하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데 사람과 시간은 그리 뭉그적대는 것을 한가하게 기다려주질 않는다.
이래저래 하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주며 시간이 없으니 빨리 하라고 성화를 부리는데도 선뜻 나서지 못 하고 눈치 살펴가면서 뭉그적대는 것은 그런저런 이유가 다 있어서 그런 것인데 왜 그렇게 몰아치는 것인지 야속하기도 할 것이다.
독일병정(獨逸兵丁)이라고 소문났던 이 김(金) 선생도 그런 경우가 있어 쩔쩔 매며 많이 당해 봤다.
그렇게 당하면서도 길을 찾지 못 하고 커다란 두 눈만 멀뚱거리는 애처로운 모습도 주변에서 숱하게 봤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인 거 같다.
그리고 그를 헤쳐 나가는 것인 인생살이인 거 같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며 다 이해가 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하나 둘 인정하다보면 세상 돌아가는 것이 엉망이 되고 말테니 무슨 일이든 때가 되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은 시도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려던가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라던가 하는 거창한 구호까지도 필요 없다.
자기 그릇에 맞게 정성스럽게 하면 된다.
할 일을 못 하면서 가장된 여유를 보이려고 애쓰는 것은 더 많은 스트레스와 실패를 가져와 본인이나 보는 사람들이나 피곤만 가증시키게 된다.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뭉그적대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너무 고속 질주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지만 한 밤중의 고속도로처럼 막힘없이 속 시원하게 뻥 뚫려 신나게 달리던 때가 그립다.
어제 서울의 심(沈) 교수님 처가 문상을 다녀오면서 보니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도 작금의 상황과 비슷했다.
상습적인 지정체(遲停滯)라는 고속도로의 이니셜과도 같은 선입감이 있어 단단히 각오는 하였지만 주말 아닌 주말인 금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가다 서다하며 거북이 운행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았다.
순간의 판단과 선택이 중요하다.
여유 있는 기다림과 뭉그적대는 망설임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잠시라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판단과 선택이 과감하면서도 신속정확하게 이루어지면 대어를 바구니 가득 낚을 수 있지만 소심하고 무사안일하게 뭉그적대다가는 송사라 한 마리 구경도 못 하고 빈손으로 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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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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