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큰 사람치고 졸가리 있이 말하며 배포 큰 사람 없다.
내공이 쌓여 저절로 나오는 호탕한 웃음소리라면 그 기운이 상대방을 제압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속이 허한 상태에서 일부러 만드는 큰 웃음소리라면 O폼 잡는 것도 가지가지라는 비웃음을 살 것이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신상 발언하는 사람치고 올곧고 굵직한 사람 없다.
사람 자체가 올바르고 굵직하면 본인이 입으로 그렇게 나불거리지 않아도 남들이 먼저 알아주니 괜한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 논리들은 힘 있는 사람 손에 들고 다닐 거 없고, 키 큰 사람 선반에서 내려 먹을 거 없다는 옛말과도 부합되는 것이다.
공동체에 가면 심사가 편칠 못 하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보느니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고, 듣느니 귀에 거슬리는 것들이다.
그런 걸 없이 하자고 공동체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공동체에서 그런 일들은 없어야 하는데 전체적인 흐름 자체가 흐트러져 있으니 자신이 부족해서 감내하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고역이다.
마귀가 사통팔달로 덕지덕지 붙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물귀신 작전이 아니라 대부분의 공동체원들도 그런 하소연을 하고 있다.
급기야는 오늘 분통을 터트리고 말았다.
평소 하던 대로 일찍 나가서 조용히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오르간 소리와 여자 솔로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디에 앉아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무의식적으로 그 쪽을 향해 소리 좀 낮추라고 하였더니 정리가 잘 안 되는 지 내내 마찬가지였다.
내 자신이 느끼기에도 열이 팍 오르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 같았다.
그 때 담당자가 와서는 속삭이듯 뭐라고 하는 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양해 좀 해달라는 거 같았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
결국은 폭발하고 말았다.
“도대체 oo가 OO를 위해서 있는 거요 아니면, OO가 oo를 위해서 있는 거요?” 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상태로 씩씩거렸다.
안이 조용해졌고, 옆에서 참으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더 이상 진전될 사안은 아니었다.
방아쇠를 당기게 한 측이나 당긴 측이나 더 나아갈 수는 없었다.
먼저 앞에 계신 분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는 안정을 취했다.
매사가 그런 식이어서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자신도 모르게 질러댄 것이지만 더 할 것도 없고, 맘에 담아 둘 것도 없는지라 속으로 삭혔다.
그렇게 영양가 없는 호통을 치긴 했으나 그거는 오로지 자신의 부족함과 부덕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반성하며 하루 이틀 겪는 것도 아닌데 더욱더 인내해야지 한 번 물꼬를 텄다고 해서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라고 자신을 충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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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