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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준비단계

by Aphraates 2014. 10. 18.

문학에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고, 논문에는 서론-본론-결론이 있다.

전쟁에는 작전 단계가 있고, 사고에는 사고 단계가 있듯이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다.

계획단계, 준비단계, 실행단계, 점검단계, 평가단계인데 품질경영의 PDCA 사이클(PDCA Cycle) 즉, Plan(계획), Do(실행), Check(평가), Action(개선)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이다.

 

국정감사 기간이다.

시행기관인 국회는 신바람이 났고, 피감기관인 정부와 공공단체는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국가적인 이슈와 사건이 많은 올해 같은 경우 또한, 세종 행복도시로 이전한 정부부처를 포함하여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단체들은 보따리 장사 따로 없을 정도로 동분서주(東奔西走)한단다.

그러다 보니 국정감사의 효율성과 문제점에 대한 것들이 종종 회자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행기관인 국회로서는 집행기관 감시가 입법과 함께 하이라이트이고, 피감기관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한 판이지만 피차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은 반성이 되고 개선이 되는 것이므로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여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감사는 필요선이자 필요악이다.

크던 작던 감사가 끝나고 나면 피아(彼我)가 어려웠지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편이 대부분이다.

특히 준비단계를 되돌아 볼 때 그렇다고들 한다.

군대로 치면 지휘관의 부대 시찰이나 점호와도 유사하다.

끝나고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준비단계는 실전을 방불케 하여 그 과정을 통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시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군이 예하부대를 시찰한다고 해 봐야 쓱 한 번 지나치는 것이지만 그를 준비하는 예하부대에서는 만반을 기해야 하는 것이고, 장군은 한 번 둘러봄으로서 그 부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어 부대지휘에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매일매일 시행되는 점호도 마찬가지다.

점호를 받는 병사들 입장에서는 점호를 준비하면서 전열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는 것이고, 점호를 하는 일직사관 입장에서는 점호를 통하여 부대의 현 상황을 파악하면서 군기를 확립하여 전쟁태세를 가다듬는 것이다.

 

종친회(宗親會)의 월미도 가을 여행이냐, 성당구역(聖堂區域)의 천진암 성지순례냐, 대자 대녀(代子 代女) 초청의 홍천 행이냐를 놓고 어디로 향해야 할 것인지 고심하다가 결론을 냈다.

월미도는 친척들한테 양해를 구하여 아예 표기하고 홍천을 거쳐 천진암에서 도킹하기로 했다.

단풍이 절정이라서 생각대로 잘 진행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리 정하고 며칠간 준비를 했다.

짧은 기간에 부담 없이 준비하는 것이지만 진행될 과정을 일일이 상정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면서도 즐거웠다.

그리고 낯설지 않은 단거리의 가벼운 나들이인데도 준비한 것들을 정리해 쌓아 놓고 낯서른 장거리의 무거운 여행 못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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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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