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가 갤러리아에 다녀오더니 청양이 배경으로 그려져 있는 도자기 달력 접시를 하나 가져왔다.
전 같으면 모르지만 요즈음은 그 곳으로의 발길도 뜸하고 잘 팔아주지도 않는데 웬 선물이냐고 하였더니 친분 있는 매니저가 자기 몫으로 나온 것인데 드린다며 주더란 것이다.
올해 들어 청양 소리는 많이 들린다.
새 해가 시작된 지 보름이다.
다른 해와는 달리 올 해는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도 새 해라는 감보다는 꽤 지난 헌 해 같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뭔가 잘 안 풀리고 무거운 분위기가 연중으로 계속되는 듯한 국가 사회 현상과 신앙 공동체 흐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청양이라면 신선한 감이 돌아야 할 텐데 안 그렇다.
오히려 도자기 달력에 있는 청양 그림을 보니 어딘지 모르게 처량해 보이고, 이런 것이 우리 한글의 맹점(盲點)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푸르른 풀밭을 거니는 양은 겨울이라서 처량하게 보인다 치더라도, 청양이라는 표기에 아리송한 것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었다.
미당 선생의 고향인 미당리(美堂里)가 그 청양에 속해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어리둥절할 것이다.
청양의 해라고 하는데 충남의 알프스라고 하는 청양을 일컫는 것이라든가, 흔히 알고 있듯이 양이라면 백양(白羊)으로 알고 있는데 십이지간(十二支干) 띠를 얘기하면서 청양이라고 하니 뭘 말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할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오락가락하며 허둥지둥하는 것이 많은 판에 매운 고추를 청양 고추라 하는 것을 청양에서 생산되는 고추를 청양 고추로 오인하게 만드는 것처럼 별 것이 다 사람 속을 썩인다고 욕이나 안 하는 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워 할 것 없다.
한자로 표기하면 왜 그런지 간단하게 알 수 있다.
을미년 청양의 해라고 하는 것에서의 청양은 푸른 양이라는 뜻의 청양(靑羊)이라는 것이고, 청양 지역이라고 하는 것에서의 청양이라고 하는 것은 맑은 양지라는 뜻의 청양(靑陽) 즉, 충청남도 내륙에 칠갑산을 정점으로 하여 위치한 군청(郡廳) 소재지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다.
청양의 해에 청양 댁에서 518 동지회(五一八同志會)를 하였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송구영신의 의미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섣달 초하루의 청양 양반 귀빠진 날을 앞당기는 의미도 있는 등 두루두루 해서 다섯 부부 동지 김+장, 김+김, 류+장, 김+이, 김+홍 열 명 전원 참석이었다.
거창하면서도 베일에 싸인 듯한 이름이 궁금증을 더해 주지만 만나면 즐겁고 기분 좋은 그러게 소박하고 자그마한 모임이다.
절대로 음모를 꾸미는 비밀결사단체이거나 규칙을 정해 놓고 매 달 곗돈을 내는 계모임 성격의 단체가 아니라 사랑이 가득하고 정이 철철 흘러넘치는 사랑방 모임이다.
먹는 데 정 들고, 돈 쓰는데 힘 생긴다지만 그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을 두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환한 웃음과 함께 먹으면서 집안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신앙생활 이야기, 양념으로 정치 사회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 평화롭고 편안했다.
그리고 그런 은혜를 주심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도 잘 살자고 힘찬 브라보를 외치는 것이 흥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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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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