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씨, 땡잡았다. 그럴 만 하니까 한 번 빌붙어 볼까?
에이, 여태까지 가만히 있다가 남우세스럽게 무슨 짓이야?
아니지, 이 어려운 판에 눈 한 번 찔끔 해주는 것이 어딘데?
아니, 그렇게 어깨 너머로 사돈에 팔촌처럼 안다고 발 드밀면 대한민국에 안 걸칠 사람 어디 있겠어? 지금에 와서 무슨 득을 보고 영화를 얻겠다고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밀어 보자는 거야 뭐야? 주책부리다가 누가 끌어가는지도 끌려가 곤장 맞는 망신당하지 말고 잠자코 있는 게 어때?
맞아, 이 나이에 내가 뭘 어찌 한다고 그러겠어? 그렇지 않아도 산적한 문제들로 눈코 뜰 새 없고, 이제는 격이 다른데 숟가락 하나 얹자고 하면 또 다른 분란의 불씨만 만드는 것이니 자숙해야겠지?
그럼, 아주 잘 생각했어. 역시 현명한 사람이잖아?
뒷골목에서 코흘리고 구슬치기하며 놀던 막역한 동네 형은 아니지만 아름아름 연줄을 대면 “그래, 너냐? 잘 지내거라” 하는 격려의 소리를 들을만한 먼발치의 분이 영상(領相)의 자리에 올랐다.
언젠가는 큰일 한 번 할 분이라 여겼지만 이 난국에 더 큰 출사(出仕)를 하신 것인데 잘 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렇게 해 주시라고 기도드린다.
그리고 나처럼 원거리에 있든 누군가처럼 지근거리에 있든 간에 생판 모르는 사인인데도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거나 관명을 사칭하여 뭔가를 도모하려고 하는 우매한 짓들은 하지 말고 일을 팍팍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같은 고을의 김(金) 어른을 거론하면서 지역 안배 차원도 있다는 평을 하더만서도 그런 거 따지면 여태까지 그런 걸로 득 본 것이 별로 없는 양반들 속만 상할 테니 또, 지금 같은 세상에 그런 걸 논하는 것 자체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것이니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동네 사람이다, 집안사람이다, 학교 동창이다, 경찰과 행정과 정치 동지다, 후원자나 추종자다 하는 식으로 고리를 걸어 빌붙는 것은 피차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니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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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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