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선망의 산 그러나, 산악인으로서 한 번도 오르지 못 하고 오를 기회도 사라진 채 다른 일로 그 주변을 잠시 맴돈 그 것으로 끝인 관악산(冠岳山)이다.
극소수의 일탈한 인생들 때문에 비록 “관악의 독버섯” 이라는 오명도 등장했지만 관악산은 관악산이다.
인물과 능력이 미천하여 일찌감치 견물생심(見物生心)을 아예 버렸기에 망정이지 그에 미련을 두고 연연했더라면 아무 것도 아닌 채로 더 초라해질 뻔 했다.
정을 나눌 수 없다고 해서 아예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매몰차지 못 해서 짝사랑하던 일말의 정은 남았다.
상경할 때 지나치는 관악산의 산자락이나 귀향할 때 뒤로 하고 나오는 관악산 정상은 뭔지 모르게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다.
관악산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위용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위세는 많이 쇠퇴했다.
사방팔방에 흩어져 있는 산들이 다들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북으로 뻗어나가지 못 하는 북악산과는 달리 남으로 기운이 뻗치는 관악산의 정기는 전보다는 다소 약해진 감이 있지만 아직도 으뜸의 산인 것만은 분명하다.
조무래기 산들이 자기 자랑을 하면서 싸움질하는 것을 보고 세상을 두루두루 섭렵했던 관악산은 웃는다.
피난처처럼 보잘 것 없이 형성되다가 점차 인기 장소로 자리 잡는가 싶더니 홍대 앞이니 홍대 거리니 하는 청춘 광장들이 서서히 앞 서 가는 신흥 문화예술지대로 변모하고 있다.
싸우는 모습들이 귀여워 헐벗고 굶주려 어지간히도 빌빌거리더니 세상이 바뀌고 나서 많이 컸구나 하고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지만 딴에는 많이 컸다고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언제 적 관악산이라고 아직도 저러고 있는 거야? 그래도 뼈대 있는 명망가인데 함부로 할 수도 없고 하니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라는 생각으로 슬금슬금 뒤꽁무니를 빼고 있다.
문화 융성 시대라 고들 한다.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역으로 괄목홍대(刮目弘大)가 등장했다는 재미난 기사가 실렸다.
관악산에서 내려다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 없을 텐데 무게 잡으면서 찬물 마시고 이빨 쑤시고 체통 지키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입안이 대 헤지게 생겼다.
여기저기서 자리 차지하려고 암중모색으로 야단법석이다.
자기네 편 한 사람 옹립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누구와도 일전을 불사하고 있으니 그로부터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할 것인지 눈으로 안 봐도 뻔한 일이다.
곳곳에서 주도권 다툼이다.
도대체 뭐가 답이고, 승패가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
이대로는 안 되니 인적 쇄신하라!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니 간섭하지 마라!
누구 배가 더 단단한지 시합을 하듯이 배를 내밀며 팽팽하게 맞서지만 이 추운 날에 오래 가긴 어려운 일이니 둘 다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어느 답도 오답은 아닌 거 같다.
답들 간에 매칭이 안 되는 것이다.
머슴한테 완장을 채워주니 횡포를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잘 하고 있는데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의 시기와 질투인지 모르겠지만 멍드는 것은 문화예술인인데가 그들을 보고 위안을 찾아야 하는 국민들이다.
진선미를 지향하는 문화예술도 다양성을 인정하며 난전이 펼쳐져야 발전이 되는 것이지만 지금 장면의 갈등과 분란은 그런 것과는 격이 다르다.
여기도 곳곳에서 일어나는 퇴보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미래를 향한 전진은 아니고, 누가 봐도 과거로의 회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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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