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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열매

by Aphraates 2015. 2. 13.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It's bitter to cultivate yourself, but what comes after is sweet.

고진감래(苦盡甘來)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시절에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하는 학생의 일기장에 써 놓은 결의문이 아니다.

시골 이발소 안에 걸린 빛바랜 액자의 글씨가 아니다.

바로 내 이웃의 현실이다.

 

열매의 건실한 겉만 보고 쉽게 말할 것이 아니다.

열매가 반드시 달은 것만도 아닐 것이다.

열매로가 끝이 아니라 다시 싹을 티어 더 많은 열매르 맺어야 할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재(快哉)를 아니 부를 수가 없다.

경제가 녹녹치 않다는 불황의 상황에서 강(姜)은 대형공사를 수주하고, 취직하기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취업난에서 김(金)전공에 딱 맞아 떨어지는 공직에 안착하는 열매를 맺는 겹경사가 터졌다.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만한 노력과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스스로 쟁취한 것이지만 자신들을 스스로 낮추며 대박의 축포를 내지르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주변은 대체적으로 어려운 처지다.

정치도 경제도 순탄치 못 하다.

일기도 불순하다.

엄동설한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106중 추돌사고를 유발하는 오리무중이다.

이런 어수선한 판에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심야까지 쾌재를 부르는 것은 무슨 행토냐며 눈을 흘길지 모르지만 결코 그런 자만이 아니니 곱지 않은 시선은 거둬도 좋다.

 

빛을 바라지 못 하고 쇠퇴해 가는 듯한 형국이다.

의기소침(意氣銷沈)이란 말이 비유로 적당하다.

 

그렇다고 그를 바라만보고 있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분위기 쇄신을 위하여 겹경사를 맞은 우리 팀이 발끈하여 일어섰다.

특출한 실적의 연차 사업보고를 한 것이다.

일찍이 없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강과 김 두 단원이 주선한 갈마 카페(Galma Cafe)의 자축연에서는 그런 실한 열매는 우리들만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힘을 보태준 협업의 결과라는 겸손함을 표했다.

 

 

탄탄대로다.

무슨 경거망동이냐는 눈총보다는 타의귀감이라는 칭송이 더 세다.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조심스럽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호사다마(好事多魔)도 유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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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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