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 말까.
간다면 양방으로 갈까, 한방으로 갈까.
한방이라면 대학 한방 병원으로 갈까, 동네 한의원으로 갈까.
오늘 당장 갈까, 좀 기다렸다가 갈까.
망설인다.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우유부단은 아니다.
뭐가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기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이상 있어도 쪼르르 병원으로 달려가 조기 진압한다거나 무지금 참다가 못 견디게 아파서 많이 진행된 다음에 찾아가 때를 놓친다거나 하는 문제도 아니다.
안 가본 것이어서 어떻게 진료하는지 궁금하고, 침 맞으면 아프냐고 물어보면서 엄살 부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망설여진다.
참을 만하고 급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시간 여유도 있다는 것이다.
많이 아프면 누가 가라고 말 안 해도 알아서 설설 기어갈 판이다.
~까,~~까, ~~~까, ~~~~까......, 집 근처에 대학 병원과 한의대 병원을 놓고 망설이다 보니 날이 저물어간다.
까를 찾다가 우연히 만난 까까머리 사진을 쳐다보면서 웃는다.
육십 년 전의 칠갑산 아그들 모습 그대로다.
한방 치료 경험이 풍부한 안나(Anna) 자매님 말을 빌자면 처음 가보는 한방이어서 잘 들을 거라고 하셨으나 생각 좀 해보겠다는 인사로 대신하고 망설인 것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뻐근한 어깨 문제다.
더 악화하지만 않으면 참을 만하고 저절로 자연 치료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다가 병을 더 키우는 것이니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 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십만 원이든 실손 보험료가 그 세배는 되어 의아한데 이럴 때 전체적으로는 적자라고 하지만 미당 선생 처지에서는 흑자여서 아픈 사람을 위해서 십시일반에 동참하는 형태인 실손보험을 과감하게 활용할 만도 한데 ~까로 망설인다.
2022년도 1/4이 지났다.
오늘은 2/4분기의 첫날이자 만우절이다.
길다면 긴 날들이었고, 짧다면 짧은 날들이었지만 내외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오늘 같은 날에는 만우절답게 가벼운 후라이 조크를 날리며 벚꽃놀이라도 가야 하는 것인데 그럴 형편이 아니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가뭄에 단비를 내릴 구름인지 장마에 홍수를 만들 구름인지 예측불허다.
내적의 개인적으로는 조용히 숙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때를 기다리면 되지만 외적의 전체적으로는 부는 바람이 그리 순탄치가 않을 것 같다.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어떻게든 그리되도록 만들고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텐데 호사다마(好事多魔)는 언제 어디서든 도사리고 있음을 대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보게 친구,
오늘 힐라리아(Hilaria, 만우절, April Fool’s Day)이 잖아.
~까로 번뇌하지 말고 함께 헛소리하면서 피로를 풀어내고 에너지를 충전하기로 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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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