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가 손가방을 들고 나가더니 뭘 들고 왔다.
뭐냐고 물었더니 펼쳐 보이는데 소고기 한 덩어리였다.
웬 소고기냐고 하면 살림살이에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 그게 몇 근이고 얼마치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대답은 안 하고 좀 기다리라고 했다.
주방으로 가더니 도마, 칼, 전자저울, 비닐봉지를 갖고 거실로 왔다.
앉아서 소고기를 잘라 저울에 달아 정리하면서 이거는 두고두고 먹을 국거리용으로 2kg 정도이고 십 삼만 원인가 된다고 했다.
암산으로 대충 계산해봤다.
한 근에 사만 원 정도였다.
시가가 상당히 높았다.
시골 어디고 다니다 보면 보이는 것이 맨 우사에 한우인데 왜 그렇게 비싸냐고 하였더니 구이용은 더 비싸다고 했다.
포장하여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조금씩 먹을 것이니 몇 달은 먹을 거라면서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싸긴 비싸다고 했다.
비싸면 안 찾던가 팍 줄이면 된다는 식이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 나이에 소고기 한 근 사 먹는데 재고 재며 고심해야 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인수위원회 안(安) 위원장님이 코로나 지원금 받아 소고기 사 먹는다고 이야기했다가 대선 치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공약 1호를 파기하면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비난에 곤혹스럽단다.
진의가 곡해되고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하며 사과하였지만 이런저런 것으로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려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맛있는 소고기가 요물 같다.
사면받느냐 마느냐로 관심인 MB 깨서 소고기 파동 문제로 발목을 잡혀 임기 내내 고역스러웠는데 그 트라우마를 소환해서는 안 되겠다.
소 값이 오르면 소비자는 곤혹스럽지만 사육 농가와 도소매업자들은 쾌재를 부를 테니 전체적으로는 더하고 빼는 것이(+-) 제로(0)이니 너무 치우치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인데 꿈에도 그리는 소고기 된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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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