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S 신경외과에 가는 길이었다.
후문 쪽에서 몇몇 여자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구경이 난 것 같았다.
모르는 여자들이 그러는데 덩달아 박수치며 환호할 것은 아니었다.
하나 무슨 구경거리인지 궁금하여 다가가면서 곁눈질로 훔쳐보며 마스크를 쓴 채로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야기들을 역시 자연스럽게 들었다.
“아이고, 이게 얼마 만이냐. 아주 장군감이네”
“요즈음은 통 아기들을 볼 수 없는데 이게 웬일인가요”
“손주이신가 본데 좋으시겠어요”
“아주 귀여운데 몇째이신가요”
“여기 향촌에 사시나요”
그런 대화였는데 이야기만으로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친족인지 보모인지 모르지만 초로의 여인이 업고가는 막 젖살이 오르는 듯한 부옇고 뽀얀 얼굴을 한 채로 어른들이 말하는 대로 순진하게 웃는 아기를 보고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향촌 아파트에서도 유모차로 태우고 가거나 걸려서 손잡고 가는 아이들을 보긴 해도 그렇게 업고 다니는 모습은 보기 어려운데 그 평안한 모습을 보고 할머니급들이 여자들이 기분 좋게 덕담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전에도 지금도 진귀한 보물이자 자산인데 그렇게 보기 힘들어서 앞으로 어찌 될지 걱정스럽다.
작년도 우리나라 신생아 출산 수가 27만여 명이라고 한다.
전국 시군구 수가 153 걔라니까 272,000/153=1,773명꼴이다.
전국 읍면동이 3,500개라니 동네별로는 272,000/3,300=77명꼴이다.
미당 선생이 사는 대전 둔산 2동 통계를 보면 14,179세대에 37,293명 인구다.
계산해보면 이런 답이 나온다.
세대별로는 77/14,179=0.05로 100집 중에서 5집에 1명꼴로 출생아가 있다.
인구별로는 77/37,293=0.0020으로 인구 1,000명 중에서 2명이 출생아라는 계산이다.
향촌 아파트 단지가 약 1,700세대이니 단지 전체 출생아 수가 1년에 85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저런 장황한 계산을 해봤지만 상황이 안 좋다는 결론이다.
인구 분포에 따라 도촌(都村)간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전국 평균으로 볼 때 그렇게 아이들이 귀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지나다가 아이 하나라도 볼라치면 다들 그렇게 환영하며 축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귀천 불구하고 다 자기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나는 것이니 가능하면 많이 낳으라고 하나 논리적으로 그렇다는 것인지 아이 하나 키우려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하면 그런 덕담으로 커버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어린이날이다.
모든 어린이에게 사랑과 건강을 기원한다.
아이들을 보고 구경나는 일은 질리도록 있어도 부족할 텐데 그래봤으면 좋겠다.
아울러 엄청난 돈을 풔 부어도 표시도 안 나는 저출산 문제를 어찌 해결할 것인지 가정의 달에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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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