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자 떡 하나 더 준다는 식의 어깃장은 아니다.
내가 싫고 손해일지라도 함께 해야 할 것이 있고, 내가 좋고 이득일지라도 피해야 할 것이 있다.
왜 그런가.
세상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홀로 독야청청이라고 고집을 부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 안 살아도 되는데 동고동락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명제하에 밀려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지만 슬퍼할 것은 없다.
다들 그렇게 산다.
열전을 벌일 때 단칼로 잘라버렸다.
걸려 오는 여론조사 인터넷도, 밤낮으로 밀려오는 홍보와 호소의 메시지나 전화도, 공방을 벌이는 텔레비전 토론이나 라디오 후보자 연설도, 누구를 지지해달라는 말 한마디조차 없던 지인들도 ......, 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 어느 편이든 담을 쌓고 지냈다.
그랬던 것은 양측 공방에 대한 무관심도, 국민과 시민과 유권자와 한 사람으로서 거만을 떠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뭘 계도하거나 훈육할 그리고, 여론을 선도할 처지가 아닌 사람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하면서 갈지(之) 자 행보를 하거나 부귀영화에 충성하며 맹목적인 고집불통으로 나서거나 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과 가족을 위한 독립군이 아니라 모든 것을 팔아넘기는 매국노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많이 묵었다.
인제 그만 묵어라.
그런 경상도 말에 따르는 것이 순리다.
집에 있으면 가화만사성에 정성을 기울이고, 밖에 나가면 친지와 소통하고, 성당에 가면 저승과 이승의 모든 이를 지향하여 올리는 기도와 공동체원과의 교류에 편안하고, 회사에 가면 조직원으로 애사심을 발휘하고, 현장에 가면 유경험 초보 사원으로 최선을 다하고......, 그러며 사는 것이다.
인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는 지금에 오버하는 것도, 언더하는 것도 옳지 않고 세상 흘러가는 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도 건강하고, 우환이 없고, 세상이 평안해야 가능한 것이니 다른 것에 앞서 그를 위하여 공을 들여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미진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하기에 부족하여 가져야 하는 죄송스러움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복 받은 것이다.
소년 가장이 해냈다며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여기저기서 날아온다.
선거 기간 중에 귀찮다고 멀리하던 인사들이 고맙다거나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감사와 사죄의 인사가 빗발친다.
싸울 때는 그렇게 안 보이더니 쌈이 끝나고 나서 올리는 구십도 허리 굽힌 인사는 승자든 패자든 진정성이 있어 보여 다행이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보면 멀다기보다는 가깝다고 해야겠지만 관심이 적었고, 더 성숙해야겠다고 조언하고 싶던 인사들이 대거 재등장했다.
L 님은 청양 출향 인사다.
K 님은 미당 선생의 공주 직계 후배라고 볼 수도 있는 데다가 큰형님이나 영식을 비롯한 많은 친구가 다닌 학교의 동문 후배다.
다른 동네의 다른 K 님과 또다른 K&K 님은 가문의 조카뻘과 손자뻘이다.
S 님은 직계는 아니나 대학 은사님이시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도 숟가락을 얹겠다면서 “우리는 모두 단군의 자손 배달의 민족이다” 하고 큰소리칠지 모르지만 그렇게 먼 것은 아니다.
화면을 통해서나 보고, 언론을 통해서 본 것이 고작이지만 님들에 대한 것은 대충 알아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 있으니 그만두고 축하와 함께 잘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릴 따름이다.
문뜩 C의 반려동물 기사가 생각났다.
공감한 바 있어 다시 검색했더니 역시 세태의 흐름과 누군가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것처럼 실감 났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이란다.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아닌 인구는 전체인구 5,100만-1,500만=3,600만이다.
반려동물 인구의 2배가 넘으니 동물애호가 추세일지라도 그 추세를 따르지 않는 것도 중히 여기고 그들 뜻도 따라야 한다.
양측을 아울러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 자식을 둔 어머니의 딜레마이지만 어떻게든 풀어내야 할 숙제이니 솔로몬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미당 선생은 반려동물 과가 아니다.
함께 하는 자유와 함께 하지 않는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실내에서 함께하는 것에 질색한다고 해서 야만인처럼 보는 것은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다.
동물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른다는 산본 김(金) 작가의 오래된 말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아닌 것은 아니어서 함께 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어제 좋은 밤을 주셨으니 오늘도 좋은 날을 이어주시라고 청하면서 그저 별일 없는 잔잔한 불금을 기대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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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