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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나는 못 사요

by Aphraates 2024. 4. 23.

점심 메뉴는 남원시청 인근의 I 닭칼국수 집이었다.

차 두 대 중 한 대는 김() 소장님이 하셨다.

얼마 전에 새로 산 기아 중형 SUV Sorento였다.

비닐 포장도 다 떼지 않고 새 차 냄새가 났다.

앞 좌석에 타고 보니 여러 가지로 맘에 들었다.

차내가 널찍하고, 시야도 확 트이고, 안정감도 있고, 코너링도 좋고, 승차감도 좋고, 혼합형이라서 소음도 적고, 특별한 손님이라면서 틀어준 아바 그룹의 “I have a dream”도 시원한 청량감을 더했다.

 

뒷좌석에 앉은 A 상무님이 물으셨다.

요즈음 차 주문하고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데 얼마나 걸렸고, 돈은 얼마나 들어갔느냐는 것이었다.

김 소장님이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다른 사람이 주문해 놓고 취소한 것을 샀기 때문에 시간은 얼마 안 걸려고, 할인을 좀 받았는데 풀 옵션으로 O.O천 만 원이 들어갔다고 하셨다.

 

미당 선생이 한마디 거들었다.

좋긴 한데 너무 비싸요.

그런 거금을 들여 차를 사서 운행하려면 아까워서 어떻게 하느냐며 나는 못 산다고 하였다.

지금 운행하는 현대 그랜저도 15년에 24만 킬로 주행이지만 아직 성성하고 큰 고장이 없어 수리해가면서 한 참 더 탈거라고 하였다.

갓난 엄니를 모시고 다니던 차라서 더 바꿀 수가 없다는 소리도 하고 싶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러자 N 상무님이 연봉이 얼마이신데 그러시느냐며 한 대 뽑으라 하셨고, 김 소장님은 나이 들수록 첨단 기능의 차를 타야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면서 최근에 나오는 차들의 최신 기능에 관해 설명하시었다.

 

다들 그러시는 그런 분위기라면 인사치레로라도 조만간에 한 대 뽑는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할 만도 한데 옹고집 불통으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식당에 도착했다.

 

못 이긴 척하고 이참에 한 대 뽑을까.

넉넉한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나 차 한 대 못 뽑을 정도로 구차하지 않은데 궁상떤다는 핀잔 듣지 않도록 슬면서 입질을 해볼까.

남원살이가 끝나면 언제 어디로 다시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가게 된다면 대전 집에서 먼 곳일 텐데 사전 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한 번 질러볼까.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결론은 노(No)였다.

나몰랑의 손자병법이다.

멀쩡한 차를 바꾼다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는 일이고, 나이 들어 소형차 살살 끌고 다녀도 과분한데 중대형 차를 사서 쌩쌩거리고 달리는 것도 선호하는 취향이 아니다.

비록 스스로 하지 못하고 공장이나 서비스 센터에 맡겨서 하는 것일지라도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면서 수리하여 마르고 닳도록 퍼져 멈출 때까지 타는 게 체질과 취향에 맞는 것이다.

하던 대로 해야지 갑자기 맘이 변하여 엉뚱한 짓을 하면 안 좋다는 말도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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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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