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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축 軸

by Aphraates 2024. 4. 25.

ESS , 에너지저장장치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한 축은 345kV154kV의 전력 계통을 통해 전기를 ACDC로 충·방전하는 전력 계통연계 설비이고, 다른 축은 전기를 DC로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축전지)이다.

 

신남원 ESS 용량은 336MW이다.

대규모 설비다.

경부하일 때 전기를 축전지에 저장했다가 중부하 때 전기를 전력 계통에 공급하는 30kW짜리 양수발전소라고 보면 된다.

 

어제 전력 계통연계 설비가 일단락됐다.

170kV GIS-154kV EM.Tr-25.8kV EGIS-23kV EM.Tr 설비 건설이 끝나 건설사업소와 운용사업소 간에 부분 인계인수가 있었다.

설계, 건설, 시험 검사를 끝내고 상업 운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 전 검사 및 시운전 단계인 에너지저장장치가 완공되어 준공하기까지는 몇 달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일단은 설비의 한 축인 전력 계통연계 설비가 마무리된 것이다.

 

다사다난했다.

많은 분이 수고하셨다.

건설 요원들은 철수를 시작했고, 관리와 감리 요원들도 철수하고 있다.

변전 감리단은 작년의 9명에서 4명만 남았다.

두 대이던 차도 한 대 반납했다.

사무실도 정리가 되는 대로 하나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순서대로 하나둘 이루어지는 것이 대견하다.

울적하기도 하다.

온갖 고난을 거쳐 정상에 올라 야호를 외칠 때는 감격스럽지만 하산하고 뒷정리할 생각을 하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 생각에 잠기는 등반가의 심정이 이럴까싶지 않을까 한다.

준비하고 실행하여 일을 마치고 인계인수하는 단계에 이르자 뭔지 모르게 허전하고 쓸쓸하다.

조용한 주변, 썰렁한 현장, 너덜너덜해진 컨테이너 사무실 바닥이 초라하게 보인다.

 

다 이루어져 가지만 황성옛터 감다.

한 축이 무너진 것 같다.

만세 삼창이 나올 분위기가 아니다.

시원섭섭하기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정신없이 일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고,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회의감도 든다.

 

완결의 축도, 미완의 축도 건실화를 기해야 한다.

내일부터는 작업시간을 조정했다.

7시부터 시작하던 작업을 8시부터 하기로 했다.

감리단장 출근도 6시에서 7시로 늦췄다.

동동 구루모로 동동거릴 때가 아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면서 잘 출발했으면 끝이 좋게 잘 도착해야 한다.

이제는 양보다 질이다.

일이 많고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이 일찍 나오고 늦게 퇴근한다지만 일이 마무리 단계인 지금은 속도보다는 신중히 처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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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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