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별의별 사람이 다 있고,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난다.
가지가 많든 적든 가릴 거 없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희로애락과 흥망성쇠가 자리를 바꿔가면서 연속적이다.
그렇게 복잡다난해도 살만하다.
그런 세상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힘이 만유인력처럼 작용하고 있다.
잠시 한눈을 팔거나 눈이 어두워 일탈할 때가 있어도 그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정진(精進)은 계속된다.
소맥폭탄부대 작전에 프란치스카와 레지나 자매님과 함께 옵서버로 참전한 데보라가 삼겹살을 몇 볼테기 맛있게 먹더니 이 맛에 산다며 환하게 웃었다.
허물없이 함께 자리를 함께 하여 호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좋아하는 작은 행복에 대하여 지원 사격하는 것이었다.
다른 분들도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하시었다.
어렵고 고달픈 일들이 있어도 이런 즐거움이 있어 다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하고 허덕이는 것은 사는 맛을 모르는 불행이라며 그래선 안 된다고 하셨다.
동네 카페에서 이야기를 한참 더 나누었다.
연말이 가기 전에 하루를 잡아 열차를 타고 강원도 춘천으로 무계획(無計劃)에 무전여행(無錢旅行) 스타일로 당일 나들이를 다녀오자고 작전 구상을 했다.
대전 역 앞 중앙시장으로 가 순댓국과 호떡을 먹으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오던 것을 좀 더 먼 곳으로 가 확장성 있게 하자는 것이었는데 그 역시도 즐거울 것 같다.
부러울 것 없는 시간을 갖고 집에 들어와 sns를 확인했다.
현장을 떠나 있다 보니 메일이며 카톡과 메시지며 현장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반에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이자 할 일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 일수록 머리를 쓰고 손발을 움직이려고 노려하게 된다.
멍때리기 모드로 나날을 보낸다거나 뭐 좋은 껀 없나 하고 히멀건하게 있다가는 녹슨 쟁기가 되어 못 쓰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뭐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은 태생이 그런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인터넷에서 <고속도로 갓길 걷는 노인에 "제 차 타세요" 나선 시민들> 라는 기사에 “아직은 살만하다” 라는 댓글이 달린 기사가 실려 이 맛에 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줬다.
차량운행을 하다가 길가에서 누가 태워달라고 손을 흔들어도 못 본 체 하고 지나가는 게 99.9%가 될 정도로 야박한 것이 현실이다.
사람이 왜 그렇게 인정머리 없느냐고 욕을 하고, 욕을 얻어먹기도 한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태웠다가 사고가 일어난다거나 하면 선의가 악의가 되어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안 태워주는 것을 불문율로 여기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갓길에 정차하는 자신의 위험보다는 갓길을 걷는 노인이 위험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0.1%에 해당하는 건전한 시민정신의 운전자인 것이다.
사람이 무릇 그래야 한다면서도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하며 그럴 수 있는지 묻는다면 묵묵부답이 99.9%이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콜을 외치는 사람은 0.1일 텐데 그 작은 포선이 아주 짜고 짠 소금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영 부끄럽고 쑥스럽다.
아무렴 살만하지.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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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