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너를 믿는다

by Aphraates 2024. 9. 29.

보령 현장 감리 투입이 진행 중이다.

마무리되면 10월 초순에 부임하게 될 것 같다.

두 달의 휴식시간을 끝내고 현업에 복귀하면 새로운 시스템에 부응하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어쩌면 감리와 시공 착수 단계 전에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의식주(衣食住).

()는 별 문제가 없다.

기존에 사용하던 것들을 대신 써도 되니 간편하고 충분하다.

문제는 주식(住食) , 살 집과 현장에서 먹을 점심이다.

 

지방소도읍은 대체적으로 원투룸이 부족하다.

집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중개사무소에서 하나 추천해주면 얼른 받아들여야지 이것저것 가리다가는 누가 채가는지도 모르게 빼앗긴다.

집을 구해도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대도시 못지않다.

좀 비싸다고 갸웃거리면 다른 데 가서 알아보라며 문을 닫는다.

 

경제 논리에 안 맞는다.

주택 임대가 그렇게 돈이 된다면 돈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집을 안 짓는지 이상하다.

궁금해서 공인중개사한테 물어보았다.

단번에 답이 나왔다.

토지비, 자재비, 인건비를 비롯한 건축비가 너무 비싸 현 임대료 체계로는 타산이 잘 안 맞아 재미가 없기 때문에 집짓기를 꺼린다는 것이었다.

남원 살이 할 때도 집과 점심 때문에 고역을 치른 경험이 있다.

보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걱정이 돼 신속하게 움직였다.

여러 중개소 연락을 넣었으나 아예 답이 없거나 방이 없다는 소리만 했다.

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었지만 그게 사실이라도 , 그러신가요. 다음에 또 올게요하고 순순히 물러설 수 없는 실정이어서 더욱더 박차를 가하여 집을 찾았다.

부동산과 주식(株式)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했다.

경험이 일천하거나 미약하지만 그를 믿고 뛰었다.

결과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천우신조(天佑神助)였다.

 

고민할 새도 없이 해결됐다.

보령의 주식(住食)은 예감이 좋다.

현장을 답사를 한 결과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집은 대천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외가 조카를 통해 한 방에 구했다.

좀 비싸긴 하나 위치와 내외부 구조가 맘에 드는 1.5룸을 가계약했다.

점심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연스럽게 구내식당으로 결말 날 것이다.

외식을 하러 나오려면 출입 문제도 복잡하고, 현지와 시내 거리도 10km가 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장 구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예전에 있던 구내식당이 지금도 있을 것이다.

가격과 퀄리티(Quality, 품질)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가서 식당 밥 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미당 선생의 체질이자 식습관이다.

구내식당이 있다는 자체가 희망적이다.

점심 찾아 남원시내외 곳곳을 방황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저기 구내식당, 너를 믿는다.

밥투정 안 할 테니 잘 좀 해줬으면 하는 부탁이다.

변덕을 부리는 게 아니다.

요즈음 경제가 어렵고 호주머니 사정이 빡빡해서 외식을 못 하여 댁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좋아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국밥도 2만원 하는 시대믿을 곳은 이곳 뿐”> 이라는 기사와는 좀 결이 다르다는 것을 헤아려주야겠다.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곰이  (4) 2024.10.01
중수청  (3) 2024.09.30
돌고 돌아  (3) 2024.09.28
상전벽해란 말이  (2) 2024.09.27
첫 단추  (2) 2024.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