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만년동에서 계룡 OB 회동이 있었다.
역시 만나면 반갑고 즐겁다.
하고픈 이야기 듣고픈 이야기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이야기가 부담이 없고 편안하다.
갈수록 몸과 맘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서럽고, 줄어드는 소맥폭탄 병을 세면서 이제는 줘도 못 먹는다고 웃는 것이 쓸쓸하다.
이번 모임에서도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장(張) 회장님께서 떡 이야기를 하시면서 물가가 그렇게 오른 줄 몰랐다는 걱정이 말씀이 있었다.
손자가 수능을 본단다.
너무 관심을 갖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 같아 제들 아빠와 엄마한테 맡겼는데 그냥 지나기에는 서운할 거 같으시더란다.
그래서 T 제과에 들려 진열돼 있는 수능 떡 세트 하나를 들고서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하시다가 놀라 자빠질 뻔 하셨단다.
돈 만 원이면 떡을 칠 줄 알았는데 삼만 원이 넘더란다.
잘못 들은 거 같아서 종업원한테 삼만 원이냐고 되묻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란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드시더란다.
떡 몇 개에 몇 만원이라니 수능 때라고 바가지 씌우는 거 아니냐고 하였더니 웃으면서 요즈음 다 그렇게 하고, 다른 데도 마찬가지라며 그래도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하더란다.
그 애기를 듣고 참석한 회원 여덟이 다들 함께 웃으셨다.
회원들은 손자 소녀들 수능떡을 사기 시작한 연배들이시다.
없으면 안 먹고, 모자라면 덜 먹으면 된다는 유유자적한 세대들이다.
그러니 물가가 비싼지 싼지 관심을 갖거나 걱정할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청춘 세대들이 가격에 상관치 않고 부담 없이 덥석덥석 집어 들고 사가는 떡이지만 우리 세대들은 세장 물정에 무디어 떡 몇 개가 몇 만원이 말이 되느냐고 움찔하는 것이다.
다른 한 분이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얼마 사이에 물가가 엄청 올랐다며 안 먹고 안 입면 된다고 큰소리치는 것도 끝난 거 같다고 하셨다.
그럭저럭 다닐 수 있던 식당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주당들 세계에서 두(頭) 당 이만 원에서 삼만 원이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어림도 없다.
열 명이 식당에 들어가서 우리 회비 사정상 여유가 없어서 그러니 이십 만원에 맞춰달라고 하면 거래가 성립이 안 될 것이다.
아마 이럴 것이다.
그러시려면 저기 편의점이 가시어 소주와 맥주와 새우깡 사 들고가셔서 한적한 벤치에 앉아서 드시되 한 푼이라도 아끼고 환경 정화를 해야 하니 빈 병은 반납하여 환불받으세요.
우리는 뭐 흙 풔다가 장사하는 줄 아시는가본데 다른데 가서 그러시면 욕먹으니 조심하시되 오늘은 가엾게 여기어 특별히 뺄 거 빼가면서 돈에 맞춰 한 상 차려드릴테니 물 달라 반찬 더 달라 하고 성가시럽게 하시지 말고 얼른 드시고 가세요.
다른 것은 다 오르는데 우리 봉급만 안 오른다고 투덜거릴 때가 아니다.
세상에 거역할 수 없으니 맞춰서 살아야지 못 견디면 탈락이다.
배춧잎 몇 장이면 떡을 치던 시장바구니가 지금은 신사임당 몇 분 모셔도 안 되는 데 “아, 엣날이여” 하고 노래한다면 뒤처진다.
조심해야 한다.
각자도생으로 살 길을 찾은 연후에 힘을 합쳐 다른 문제들을 해결해야지 발등에 떨어진 불을 털어내지 못하고 뜨겁다는 소리만 질렀다가는 야금야금 타들어 갈 것이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다(11.11)
분위기가 전 같지 않을 텐데 청춘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G 주변을 위시하여 청춘광장을 한 번 돌아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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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