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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찬바람도

by Aphraates 2024. 11. 27.

찬바람도 포근하게 느껴진다.

북풍 한파나 열풍 폭서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은 기분이다.

많은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리도 부사태평하다니 개념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 역시 장도의 한 과정이라 여기며 즐겁게 기꺼이 받아들이지 거부하지 않는다.

 

그거 참이다.

긍정적으로 봐 줘야 할지 부정적으로 치부해야 할지 대략 난감일 수도 있을텐데 누구라도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런 여유 만만은 귀향(歸鄕)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도 바뀌고 환경도 달라졌지만 청양은 청양 대로, 보령은 보령대로 본바탕은 그대로다.

직장이나 조직 생활에서 전에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은 승진 부임이든 수평이동든 간에 별로 재미는 없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 덧붙여 생각할 것은 아니나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서해 바람도 만만치 않다.

먼 태평양에서 일본 큐슈 섬과 제주도를 거쳐 들이 닥치는 남해바다 바람만큼 드세진 않지만 그래도 바닷가는 바닷가다.

직통으로 내리 쏟는 중국발 황사와 미세 먼지가 더 문제가 되고, 내렸다 하면 몇 십 센티미터의 눈과 몇 백 미리의 비도 성가시런 존재가 될 것 같은 데 그들 역시도 굴복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다.

 

덜렁거리는 창문 소리에 잠이 깼다.

바람에 안 흔들리도록 창문 안안팍 시건장치를 깍 닫았지만 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바람이 드세다는 것이다.

지역 기상예보를 보니 초속 6-8m이니 좀 센 바람이긴 하다.

그래도 심한 풍속은 아닌데 시끄러운 것이 바닷바람 행세를 하는 것 같다.

기온은 3/7.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니다.

바닷가라서 체감 온도는 1내외라는 데 그 정도야 현장 외투 앞을 제치고 다닐만 한다.

그 보다 더 내려가 10내외로 급강하한다 해도 괜찮을 거다.

 

찬바람도 찬바람 나름이다.

고향의 찬바람은 차가운 게 아니라 시원하다.

청앵 칠갑산 고향은 고향이다.

보령 대천 바닷가 찬바람도 고향 봄바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니 타향살이 서럽다며 살을 애는듯한 추위라고 덜덜 떨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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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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