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전의 자(子)와 오늘은 오산의 근(根)과 통화를 했다.
점심시간 틈새시장을 이용했다.
참 오랜만이다.
서로가 반갑고 즐거웠다.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우리들의 이야기는 탄식도, 넋두리도, 옛 생각과 일도 있었지만 그럴 받아들이며 조용히 살아가는 내공(內功)의 박력 잃은 자화자찬의 의미가 더 컸다.
나이가 더할수록 일부러 만나긴 힘들다.
바쁜 것은 아니고 남는 것은 시간이고 가진 것은 그리움과 추억뿐인데도 잘 만나지질 않는다.
노년의 애환이라 보면 될 거다.
그래서 미당 선생이 늘 하는 얘기처럼 무슨 모임이든 날짜가 되면 꼬박꼬박 참석하고, 모임이 시부정치않다고 해서 등한시하거나 파토를 내려고 하는 것은 크게 잘못하는 것이라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다.
일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고 갈 곳도 없이 바깥 활동도 갈수록 줄어 들고, 가족이나 친구 간에도 소원하고......, 갈 곳이라고는 냄새 진동하는 경노당이나 만나는 이 없는 뒷동산이니 화려했던 인생 서막이 초라한 종막으로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닌가 한다.
체(體)도, 정(情)도, 애(愛), 쩐(錢)도, 사(事)도, 껀(件)도, 회(會)도, 운(運)......, 있을 것은 적당히 있고, 없을 것은 아예 없어야 안락한 날들이 될 것이다.
특별히 가리고 따져야 할 이해관계가 아니라면 그냥 그렇게 만나 시시덕거리며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편안한 시간을 갖는 것도 잘 사는 한 길인 것 같다.
한데 그게 어려우니 어렵기로 말하면 다른 것은 더 할 것이다.

식(植)은 자물쇠 다는 일을 하러 경기도 일원을 돈다고 하던데 일 좀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제 나이 들어서 쳐주질 않고 불러주지도 않는다며 웃었다.
그런 얘기하는데도 한 참 했다.
공감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었다.
요즈음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 밑에서 일하는 한국이 노년층들이 제법 된다면서 우리 청춘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도 나눴다.
지팡이를 짚고 현장에 일하러 나가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멀쩡한 팔다리를 가고 또 가고 하는 보문산이나 수통골에 가야 하는 대전 사람들도 있다.
돈이야 없으면 안 쓰고, 적으면 덜 쓰면 되지만 질리고 질린 산과 골짜기를 싫다는 소리 한마디 못 하고 오늘도 찾아야 한다는 것은 건강 유지에 그만이라고 하는 서글픈 변명을 해야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럼 뭘 먹고 산다니 하고 물으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며 웃어 미당 선생도 함께 웃었다.
길이 없는 답답한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사는 것도 잘 사는 것이다.
애 못 삭히고 안절부절못하면 그렇지 않아도 잘 작동하지 않는 시원찮은 몸뚱이만 상할 것이다.
답답하면 식, 생, 동 등 다른 친구들과 연락해서 대천 바닷바람이나 쐬러 한번 내려오라고 하였더니 그렇겠노라고 하면서 통화를 끝냈다.
이젠 어디서도 쳐주질 않아.
몸과 맘도 말을 잘 듣지 않고 그래.
맞아, 그러나 어쩐다니.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그저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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