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콩 튄다, 대천

by Aphraates 2025. 9. 18.

2023년도 겨울일 것이다.

남원 현장에서다.

콩 튄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겨울비치고는 요란했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컨테이너에 내리쏟는 사나운 비에 대한 소회였다.

 

2년이 다 돼 가는 시점이다.

대천 현장에서다.

콩 튄다는 글을 다시 쓰게 됐다.

2025년 판 대천 콩인 셈이다.

어찌나 무지막지한지 뭐라 느낌을 표현하기도 어렵다.

대천 바닷가의 가을 콩은 남원 지리산 자락의 겨울 콩과는 차원이 다르다.

남원 콩은 녹두 콩이라면 대천 콩은 강낭콩이다.

 

어제저녁과 오늘 새벽에 세찬 비가 내렸다.

아침나절은 소강상태였다.

일기 예보도 간간이 비가 올 거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몇 시간 상간으로 급반전했다.

게릴라성 폭우가 간간이 엄습했다.

 

볼멘소리가 나왔다.

좌충우돌하는 일기(日氣)도 그렇고, 우왕좌왕하는 예보(豫報)도 그랬다.

09:40분 부로 호우 주의보 발령이니 조심하고 대비하라는 행안부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 오는 것과 함께 때려 붓는데 할 말을 잃었다.

 

쏟아지는 비는 극성이고, 얼떨결에 두들겨 맞는 조건도 악조건이다.

현장 사무실은 컨테이너 4동을 2층으로 올려 사용하고 있다.

뒤편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20여 개의 컨테이너와는 별개다.

발주처와 감리단 사무실은 위층이고, 아래층은 일반도급사다.

기상청 특보를 보니 보령 지역에 16-20mm/h의 폭우였다.

바람은 없어도 엄청 세찬 비다.

타다닥 탁, 탁 타다닥으로 이어지는 콩 튀는 소리다.

누군가가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다.

OOO 선생의 하소연이 생각났다.

비 올 때 모자를 안 쓰면 내린 비가 머리 위를 통해 눈으로 직방 내려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소리는 어찌나 요란한지 우레와 같다는 말이 실감 난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시끄러운데 이렇게 양동이로 퍼붓는 것처럼 내리면 어떨지는 상상하고도 남는다.

옆 사람과 대화도 불가능하다.

한 발짝만 떨어져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안 들려 바짝 다가가 말하는 입 모양을 봐가면서 들어야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힌다.

이구동성으로 낱말 맞추기 게임하는 것 같다.

 

그런 폭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노이로제 걸릴 것이다.

요즈음 국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산업재해와도 연결이 될 수 있다.

도망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

뛰어 봤자 벼룩이다.

그래도 피해야겠다며 빗속을 뛰어다니면 미친 O이란 소리를 들을 것이다.

100dB도 훨씬 넘는 소음을 버티기 어려워 생존 전략을 펼쳤다.

리시버를 끼고 음악을 듣는다.

요란한 밖을 쳐다본다.

무슨 급보 사항이 없는지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좁은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한다.

그렇게 하길 1시간여가 지나니 다시 소강상태로 돌아갔다.

 

아이고 좀 살 거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고약한 비에 대책 없는 컨테이너 사무실이었다.

괴로운 시련이다.

참아야 하는 고역이다.

누구네 쌈하는 것처럼 이 인간아, 차라리 죽여라 죽여라하고 악을 쓸 수도 없고, 뭉크의 절규에서처럼 두 귀를 막고 기절할 수도 없고 그렇다.

비 님아, 골고루 하십시다.

서해안은 그만하면 됐으니 이제 저기 백두대간 넘어 동해안으로 가서 아직 먼 오봉 저수지 저수율을 높여달라고 애원하니 어여삐 여기시어 들어줍시다.

 

https://youtu.be/3Yn70QKMrd4?si=ioJNfWkof1QPjwSD

양병집/이연실 - 소낙비 (원곡 : Bob Dylan - A Hard rain's a gonna fall) 1974 양병집 개사 , 다음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0) 2025.09.20
끼니  (0) 2025.09.19
동정심  (0) 2025.09.17
쳐주질 않아  (0) 2025.09.16
천천히  (0)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