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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끼니

by Aphraates 2025. 9. 19.

끼니도 세월 따라 변한다.

없어서 못 먹던 일일삼식(一日三食)에 일식삼찬(一食三饌)의 끼니 걱정을 하던 때와는 격세지감이다.

오늘은 아침과 새참을 되돌아본다.

 

라떼들은 일일오식(一日五食)에 익숙하다.

언젠가부터는 원래대로 일식삼식으로 돌아오긴 했으니 아직도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사람들이 많다.

그 름흠도 변한다.

연만한 지금은 건강이 안 좋아 소식을 하거나 절식을 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세 끼니 먹는 것도 버겁다.

사람은 우선 잘 먹고 잘 내야 한다고 원칙적으로 인정하고는 있지만 몸과 맘이 그를 허하지 않는다.

밥 안 먹으려고 떼를 쓰는 아이를 달래는 어른처럼 이제는 제발 잘 좀 드시라는 아이의 성화를 들어야 겨우 몇 숟가락 뜰 정도이니 곡기를 끊으면 갈 곳은 한 곳뿐이라는 말의 실천 단계로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지일관이다.

황소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자발적이기도 하고 강제적이기도 하다.

왜 그렇게 일찍 출근하느냐고 눈총을 받으면서도 미당 선생과 마주치면 함께 웃는 굴의 고장 천북(川北)에 산다는 60대의 토건 현장 근로자는 만날때마다 시간이 없다며 김장 무 심는 것을 걱정하신다.

샛별을 보고 일터로 나갔다가 초승달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전형적인 구닥다리의 일정(一定)한 일정(日程)인 것이다.

 

엣 사람은 일일오식(一日五食) 이상이다.

5시에 아침 먹고 집에서 출발하여 7시가 되기 한참 전 현장에 도착한다.

든든하게 한 끼니 먹고 왔지만 10시 쯤이면 배가 고프다.

일을 많이 했다는 증거다,

걱정은 안한다.

시간이 되면 새참이 나온다.

국수도, 빵이고, 떡이고 마다하지 않고 한 끼니 한다.

12시의 점심은 고봉밥에 국을 비롯하여 수북이 담아 5(五饌)의 오찬(午餐)으로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흡족하게 한 끼니 때리고 왼손에는 커피잔을 들고 오른손에 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그늘에 앉아 쉰다.

장소가 허용된다면 잠시 눈을 붙이고 코를 고는 재미도 쏠쏠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13시가 되면 다시 일을 쳐부순다.

폭염이라던가 한파 같은 것은 또, 폭우든 폭설이든 일손을 멈추게 할 순 없다.

일기가 불량할수록 안전에 더 힘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터의 전쟁은 변함없이 진행된다.

지루하기는커녕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일하다가 보면 뱃속에서 꼬르륵하는 시계 소리가 들린다.

그때쯤에는 오후 새참으로 간식이 나온다.

쉴 새가 없다.

일을 하면서 간식을 즐긴다.

제공하는 측에서 여러 가지 신경을 쓰고 간식을 대지만 먹는 처지에서는 좋은 거 안 좋은 거 가릴 거 없다.

아무 것일지라도 잘도 들어간다.

퇴근 시간 후에 일을 하면 저적이 제공된다.

밥은 제 때 먹어야지 배고픈 것을 참았다가 왕창 먹으면 맛도 덜하고 위장병에 걸리기도 한다

 

퇴근 시간은 대중없다.

근로 시간을 생각하면 16시도, 17시도, 18시도 될 수 있다.

법적으로 정해진 시간이니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제대로 누리는 것은 쉽지 않다.

운이 좋아야, 하루 재수가 좋아야 찾아 먹을 수 있다.

운이나 재수를 따질 형편이 아닌 평소대로라면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한참 뒤까지 기다리는 것이 있다.

오버타임 잔업(殘業)이다.

그를 소화해 내고 나면 아마도 21(22)시가 돼야 대충 닦고 집으로 향한다.

혹사당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고 가야 집에 가도 두 발 뻗고 잘 수가 있다.

일하는 시간을 대충 계산해 본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17시간을 일과 함께한다(22-05=17).

법정근로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9시간이다.

그렇다면 구세대들은 8시간 이상 더 일하는데 투자했다는 거다.

현대와 비교해 보면 거의 더블(Double, 갑절)이다.

심야 택시 요금을 외치는 따블이나 따따블도 아니고 사람이 할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일거리만 있으면 행복했다.

불굴의 의지로 살아온 의지의 대한민국인이 아니더라도 다들 그렇게 살아왔고, 오늘에 이르렀다.

 

왜 그런 텁텁한 이야기를......,

우리가 그랬으니 네들도 그래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물불 안 가리고 몸 생각 안 하고 일하던 시절이 있다면 그 결과를 즐길 시대도 있는 것이다.

공생 공존의 모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는 말이 있다면 워라벨 시대라는 말도 있다.

시대가 변했으면 변한대로 살아야 한다.

하루 17시간 움직이던 사람들이 시대 흐름에 따라 9시간만 움직이라고 하면 좀이 쑤시겠지만 일 안 하면 안 했지 9시간 이상은 할 수 없다고 쭉 뻗는 것도 고수할 줄 알아야 한다.

 

<‘10시 출근제내년 전국 확대기업 참여가 관건> 이란 기사다.

10시 출근제가 태동하고 있는 것 같다.

시간 계산을 해본다.

양적인 시간만으로 따질 것은 아니다.

9시간 근무제라면 10시에 출근하여 19시에 퇴근한다는 이야기다.

저녁 7시에 퇴근하는 것도 문제는 있을 것 같다.

7시에 출근하여 9시간을 일하고 16시에 퇴근하는 현장에서도 문제가 많은데 새로운 유연 근무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상과 현실이 충돌한다.

소년공 출신인 대통령께서도, 노동자와 노조 출신인 고용노동부 장관께서도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다.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안 좋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고무풍선 효과는 어디에서도 통한다.

부풀어지고 줄어드는 고무풍선을 어찌 만지작거려 말썽 없게 할 것인지 우문현답을 기대해 본다.

 

<‘4.5일제입법 시동정부 노동시간 단축본궤도> 란 기사도 있다.

노사의 견해 차이와 입장 차가 명확한데 어찌 조율될지도 관심사다.

 

https://youtu.be/0ThU3ROMpuc?si=7f970gIbJ3cjsVZV

꼰대희 - '밥묵자 (Let's Eat)' Official Music Video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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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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