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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도매금 都賣金

by Aphraates 2025. 9. 21.

 

도매금으로 넘어갈 때가 있다.

전혀 아닌데 엉뚱한 편으로 넘어간다.

긴가민가한데 바라지 않는 쪽으로 넘어간다.

덧셈(+)이 되어 득일 때도 있고, 뺄셈(-)이 되어 실일 때도 있다.

정상적이진 않고 비정상적이다.

복걸복(복불복,福不福)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만사가 톱니바퀴 맞아 돌아가듯이 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변수나 틈새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변수가 상수 되고, 상수가 변수 된다.

일종의 도전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적절한 응전이 필요하다 하겠다.

일단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그런 연후에 길흉을 따지거나 이해득실을 생각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신상을 볶거나 자만할 게 아니다.

왜 그렇게 나한테는 되는 일이 없이 안 되는 쪽에만 서게 되느냐며 신세 한탄을 한다거나 내 손은 황금 손이라서 뭘 하기만 하면 철썩철썩 달라붙어 잘 된다고 한호성을 울린다거나 하는 것은 천재일우와 호사다마의 달고 쓴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군대에서도 도매금이 있다.

구식 군대에서 통했으나 신식 군대에서는 안 통할 것 같다.

하나 완전히 사라지진 않고 고춧가루 흔적 정도는 남아있을 것 같다.

 

OO 훈련소 도매금 경험담을 나눠본다.

선착순 도매금이다.

분대원 7명 중 1명이, 소대원 30명 중 1명이 잘못하면 연대책임을 물어 전 분대원이나 소대원한테 단체 벌주거나 선착순을 시킨다.

부대 배치 도매금이다.

훈련을 마치고 배출대에서 부대 배치의 명령을 발표한다.

훈병에서 작대기 하나를 단 이등병이 개인 군장 더블빽을 메고 연병장에 도열한다.

부대 배치를 받기 위해서다.

단상에서 지휘관이나 주임상사가 우렁차게 외친다.

23연대 6중대의 누구누구라고 죽 호명하고는 이상 307303부대, 좌측 인솔자를 따라 호송차로 간다. 실시라고 명한다.

() 이병이 맨 마지막에 호명됐다.

인원이 많은 것으로 봐 최전방 보병부대일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다.

이어서 호명은 계속된다.

동 연대 동 중대 누구누구 호명하고는 이상 7OOOO부대라 하고는 앞선 병사들과 같은 행동을 취하도록 명한다.

인원이 적은 것으로 봐 보안대, 헌병, 행정, 수도경비사 같은 후방 부대 특수 병과 이른바 꿀 보직 확신이 선다.

한 사람 상간으로 하늘과 땅이 된 것이다.

 

명암이 엇갈린다.

보병이야 도매금으로 넘어가도 좋든 싫든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출신 성분이나 학력 같은 것을 볼 때 고문관 그룹인 병사가 중간에 끼어 꿀 보직에 가는 도매금의 운 때기는 약이 오른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그렇다.

내가 그런 부대로 갈 것이 아닌데 줄을 잘 못 서서 도매금으로 넘어가 3년 내내 박박 기는 훈련에 최전방 근무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은 이게 공정과 상식이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거기가 끝은 아니다.

여기서도 돌고 돈다.

인생 역전은 있는 것이다.

편하게 군대 생활을 한 사람은 사회로 나와 민간이 되었을 때 군대 생활 활 헛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인정을 못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을 고생으로 군대 생활을 한 사람은 군대 생활 제대로 했다면서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2차 소비쿠폰 탈락에 세금만 많이 내고 지원은 제외” vs “10만원 갖고 난리”> 라는 기사를 보니 도매금이 생각난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은 아닌 듯하다.

여기에서 정답은 없다.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너도 옳고, 그도 옳다.

그도 틀리고, 너도 틀리다.

본의 아니게 도매금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경계선에서 (+)인가 (-)인가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실상이 그렇든 착오이든 정해진 대로 따라가면 된다.

소비 쿠폰을 놓고 땡잡았다며 얼굴을 환하게 펴거나 피박 썼다고 얼굴을 험하게 찡그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동전 한 잎이라도 쪼개 써야 하는 사람들한테는 더 너그럽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한테는 OOO가 살 되는 것이 아니니 다른 데서 더 누렸으면 한다.

 

어쭈구리, 여기 성인군자 났네.

그렇게 도량이 넓으면 선생이나 적극적으로 하시오.

에이, 사람하군.

그렇게까지 나올 건 뭐요.

정겹고 살갑게 좀 사시오.

 

어느 그룹인지 알아봐야 하겠지만 소비 쿠폰 당첨 측일 것이다.

양보해야 한다면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

이참에 박수받는 측에 도매금으로 넘어가 그동안 주로 불리한 측에 서서 도매금으로 넘어갔던 것을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즐거움도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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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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