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소맥폭탄부대 작전을 하기 위하여 N 식당으로 향했다.
5시 예약인데 좀 일찍 나섰다.
추석 경기와 동네 분위기가 어떤지 거리 풍경을 살펴보려고 그랬다.
대전의 중심가인 우리 동네다.
갤러리아 주변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 경기가 활황이어서 돈이 팡팡 잘 도는지 불황으로 돈이 없거나 막혀서 안 돌아가는지 감이 잡힌다.





그런데......,
오늘 민정시찰(?) 결과에 대해선 노코멘트다.
누가 돈을 준다거나 달라는 것도 아니고, 언론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거리를 돌아본 소감을 피력한다고 잡아갈 것도 아닌데 왜 그러나.
그냥이다.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갤러리아 뒷골목 이야기를 하겠다.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길가의 상가 모퉁이다.
음침하다.
눈에 잘 안 띈다.
거기는 흡연 장소다.
구청에서 지정한 정식 흡연구역은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조성된 불법 끽연 장소다.
이용자도 정해져 있다.
전자 담배나 연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늘 몇 명은 있다.
대개가 이삼십 대의 젊은 남녀들이다.
나이 조금 들어 보이는 장년은 없다.
그런데 왜 그곳일까.
왜 거기로 모이느냐고 물어보진 않았으나 단속 요원들한테 안 들키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어른들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들을지도 모르는 핀잔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왜 그렇게 추정하느냐면 거기를 지날 때마다 어른들이 당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으로 봐서 그런 추정이 가능하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은 어느 군상들이 모여있는지 보려고 그 앞을 지났다.
추석 경기만큼이나 불황이었다.
손님이 딱 한 사람밖에 없었다.
20대쯤으로 보이는 예쁘고 정숙한 여자아이가 혼자 스마트 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전자 담배를 품어 대고 있었다.
주변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았다.
혼자 외로울 거 같았다.
행인인 마당 선생이 동지가 됐다.
걸음을 늦춰 천천히 걸어가며 저 만큼에서부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 아이 앞에서는 더 느리게 걸었다.
싹수없다는 소리를 한다거나, 공중 질서를 지키라거나, 담배 맛있냐고 물어보거나 하려고 그런 게 아니었다.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 여자아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저도 뭔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체질적으로 땅기기 때문에 피울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을지라도 권장할 일은 아니었다.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바라보는 라떼나 씩씩하게 피우는 그 아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인기척을 느꼈나 보다.
열공하던 담배를 밑으로 내리면서 스마트 폰을 주시하던 눈으로 미당 선생을 빤히 쳐다봤다.
순간적으로 뜨끔했다.
뭘 보느냐고 세게 나오면 더 세게 받아쳐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떠오르질 않았다.
아이가 거사를 치르는데 어른이 방해를 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서둘러 거기를 지나치고 싶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거기를 벗어나려고 하자 그 아이가 우리 퉁 쳤다는 식으로 씩 웃었다.
얼떨결에 그 웃음을 받아들이고 가다 보니 어이가 없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죄지은 사람 고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자신도 모르게 “웃어. 그 O하곤” 하는 소리가 나왔다.
세상 말세라는 소리가 안 나오고 애교로 받아들이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담배와 술은 기호품인데 그걸 하는데 애 어른이 어디 있고, 상하가 무슨 상관이냐는 서양 사고방식이자 우리도 받아들이고 있다.
한심했다.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훈계할 것은 아니나 잘 한다고 손뼉 칠 사안도 아닌데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피해 가는 것은 뭔가.
무책임한 어른이 아닌가 하는 좌절감도 일었다.
하기사 소맥폭탄부대를 자랑하고 즐기는 노병들을 보고 건강을 생각해야지 어른이 돼서 왜 그 모양이냐고 수군거릴 애들도 있을 것이다.
노병이나 소년병이나 쌤쌤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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