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학병원 정기 진료받는 날이었다.
3개월마다 한 번씩이다.
아침에 공복으로 혈, 요,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오후에는 신장내과와 소화기 내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두 과(科) 주치의 선생님께서 심장, 신장, 간장, 위장, 대장 등을 총망라하여 속을 진료하신다.
그리고 나서 좀 미심쩍다 싶으면 관련 다른 과에 연계하여 별도의 진료를 받는다.
대개는 두 과만 다녀오면 속을 다 들여다본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다른 과로 가서 재진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순서가 돼 진료실로 들어갔다.
더위 잘 이겨냈고, 불편한 것은 없었느냐고 물으셨다.
이어서 피시를 통하여 진단 검사 결과를 죽 스크린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더니 “누가 약을 주는지 아주 깨끗하고 상태가 좋습니다,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라고 하셨다.
고개를 들어 수줍고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주치의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교수님이시지요.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드렸다.
그러자 주치의 선생님께서 약 얘기는 농담이라 하시면서 자만과 방심은 금물이니 지금처럼 잘 관리 잘하시면서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운동하시고, 즐겁게 일하시라고 약(藥) 처방이 아닌 언(言) 처방을 주셨다.
유념하여 실행토록 하겠다고 하였더니 그럼 건강하게 지내시고 우리 3개월 후에 만나 뵙자고 하셨다.
병원 문을 나서 처방전을 들고 동네 약국으로 가는데 발걸음이 가벼웠다.
좀 미안키도 했다.
심신에 무리하지 않으려고 신경 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절실하게 준수한 것은 아니고 일상적으로 하는 대로 했다.
의사 선생님 권고를 잘 지킨 것도 아니다.
적당히 했다.
활동하면서 할 거 다 했다.
하지 말라는 금기 사항도 살짝 어기기도 했다.
의약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하면 식음을 전폐하고 벽면 수도해야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권고하는 선을 과감하게 넘는 정도가 아니라 약간 들랑날랑하는 것도 지엄한 분부를 거역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착한 환자도 아니고 불량한 환자도 아니다.
말 잘 듣는 효자도 아니고, 말썽꾸러기 청개구리도 아닌 중간치기인 셈이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모든 결과가 좋고 잘하고 있다 칭찬해 주시니 백골난망(白骨難忘)에 각골난망(刻骨難忘)인 행복 그 자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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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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