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미안할 텐데 왜 그러지.
성숙한 시민 정신을 이야기할 것도 없다.
상식적으로 봐도 당연하다.
그런데 성립이 안 된다.
안 하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걸 아는 사람 같으면 그러겠어.
웬만한 사람이라면 그러겠어.
그런데 아니다.
그렇게 된다.
개념이 없거나 무지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알아채고는 고치려고 하는 것이 마땅할 텐데 그런 기미조차도 안 보인다.
4/4분기의 첫 달 시월도 저물어간다.
저무는 해와 함께 바빠지는 것도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기운이다.
연말 모임이 하나둘씩 공지가 되고 있다.
행방불명된 것처럼 통 소식이 없던 사람도 나타나 이 해가 가기 전에 밥이나 한번 먹자고도 한다.
물론 개중에는 우리 늦둥이 혼사니 와 달라는 염치없는 사람도 있다.
또 뭐가 그리 급한지 추워지는 날씨에 먼 길을 떠나시는 분들도 계신다.
미당 선생은 모임에 적극적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필이 통하는 모임에서만 그런다.
아니다 싶으면 천만금을 준다 해도 정중하게 사양하거나 야멸차게 거절해 버린다.
이해관계 유무를 떠나 모임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모임을 새로 만들기는 힘드니 있는 모임이라도 잘 살려야 한다고 권장하기도 한다.
은퇴자들은 대부분이 외롭고 쓸쓸하다.
가뜩이나 경제나 사회활동이 위축된 상태에서 모임마저도 없거나 소홀하면 나 홀로 방콕을 만드는 올무가 될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무런 생각과 행동이 없이 무위도식하는 것은 거부하는 게 좋다.
김치 반찬의 도시락을 들고 한적한 산을 찾던가,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찾아 심신을 단련하던가, 돈이 되던 안 되던 땅이라도 팠다가 되메우던가, 여자(남자) 뒷꽁무니라도 따라다니던가......, 뭐든지 해야 한다.
그렇다고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식으로 쓸데없는 생각으로 우발적으로 행동하여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단칼에 잘라야 한다.
모임이 공지되면 참석 여부를 알리는 것은 기본 예의다.
회장이나 총무 등 관계자가 날짜와 장소와 행사 규모를 정하여 공지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회원들의 의견과 동향 파악을 하여 적절하게 결정해야지 밑도 끝도 없이 언제 어디서 모이니 나와라 하고 불쑥 질러대면 곤란하다.
모임의 조율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구성원들이 머리가 큰 것을 넘어 다 세어가는 판인지라 고집은 세고 자존심은 강해지는 라떼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 개략적으로 정하여 의견을 구하면 그냥 아도 하라고 해도 모임을 성사하기가 쉽지 않은 토를 달면 어렵다.
Q) 가운데인 둔산동이 어때.
A) 차도 복잡하고, 값도 비씨서......,
Q) 고기가 좋아, 해물이 좋아
A) 둘 다 별로인데 야채같은 거 ......,
Q) 싱글로 모일까, 더블로 모일까
A) 다른 사람들 하자는 대로......,
이렇게 나오면 뭐라고 하겠는가.
살살 달래기보다는 “모임 하나 하는데 뭐 그렇게 걸리는 게 많아. 더러워서 못 해먹겠으니 네가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해라” 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라도 의견 피력을 하는 것만도 다행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묵묵부답인 경우도 종종 있다.
주최 측에서 모임을 원활하게 하기 성사하기 위해서 분노 조절을 해가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자다가 봉창 뒤지는 소리를 해 사람 속 뒤집어 놓는 때도 있다.
“아, 참. 깜빡했네. 언제 어디서 모음을 한다고 했지. 다른 약속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봐야겠지만 어지간하면 가도록 해볼게” 라고 하면서 자기가 무슨 주요 인사나 되는 것처럼 나오면 “여기까지. 통화 끝”을 선언하고 마는 게 훨씬 낫다.

“그러면 미안할 텐데” 소리 듣는 사람 사촌도 문제다.
노쇼 군(君) 이야기다.
왜(倭) 에도 시대의 쇼군(しょうぐん, shogun, 将軍/우두머리)이 아니다.
노쇼(No-Show, 예약 불참자) 얘기다.
<"김밥 100줄 노쇼 막는다"···위약금 10→40% 높인다[Pick코노미]> 라는 기사다.
무슨 억하심정인가.
어떤 원한 관계인가.
심심하다는 것인가.
예약이 변경되거나 주문을 취소하려면 미리미리 해야지 다 셋팅해놨는데 갑자기 취소하자고 한다거나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참 한심한 작태다.
형식적인 것 같고, 낯 간지럽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무엇인가.
인정은 하지만 존경은 안 되는 마주치거나 지나치기만 해도 저절로 나오는 일본의 인사 아리가또 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감사합니다)와 스미마셍(すみません, 미안합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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